[TF이슈] '안경환 판결문 공개' 주광덕, 가사소송법 위반?…법조계 시각은
입력: 2017.06.20 05:31 / 수정: 2017.06.20 05:31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혼인무효 판결문 공개와 관련 법조계 안팎에서 가사소송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더팩트DB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혼인무효 판결문 공개'와 관련 법조계 안팎에서 가사소송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더팩트DB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허위혼인신고 사건'과 관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광덕 의원(자유한국당)의 '판결문 공개'에 대한 위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주 의원이 개인 정보인 해당 자료를 입수하게 된 절차가 위법인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법조계에선 가사소송법 제10조(보도 금지)를 위배했다는 의견과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 등을 고려하면 '위법사항 조각'에 해당된다는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정렬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19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사소송법 제10조를 근거로 주 의원의 판결문 공개 행위와 입수 과정은 현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정렬 전 판사는 1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인터뷰에서 주 의원의 판결문 공개 행위와 입수 과정은 가사소송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렬 전 판사 페이스북 갈무리
이정렬 전 판사는 1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인터뷰에서 주 의원의 판결문 공개 행위와 입수 과정은 가사소송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렬 전 판사 페이스북 갈무리

가사소송법 제10조(보도 금지)는 "가정법원에서 처리 중이거나 처리한 사건에 관하여는 성명·연령·직업 및 용모 등을 볼 때 본인이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신문, 잡지, 그 밖의 출판물에 게재하거나 방송할 수 없다"라고 규정돼 있다.

또한 같은 법 제10조의2(기록의 열람 등)는 "당사자나 이해관계를 소명한 제3자는 법원서기관, 법원사무관, 법원주사 또는 법원주사보(이하 법원사무관등)에게 신청할 수 있다" "발급되는 재판서·조서의 정본·등본·초본에는 그 취지를 적고 법원사무관등이 기명날인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주 의원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자의 허위혼인 사유 등을 공개했다. 물론 하루 앞서 TV조선이 단독으로 같은 내용을 보도했지만, 주 의원 측은 16일 오전 9시 자유한국당 전체 일동으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해당 과정에서 가사소송법상 판결문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가 없는 사람이 판결문을 취득하려고 노력을 했고, 실제 판결문 사본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정렬 전 판사는 "(TV조선) 보도 자체도 문제였지만, '판결문이 도대체 어디서 구해진 것이냐'와 주 의원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의정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받았다'고 얘길한 것이다"며 "이 판결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가사소송법상 당사자(안 전 후보자와 김모 씨)나, 이해관계자에 있는 제3자여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아닌 국회의원이 이 판결문을 구한 것이 가사소송법을 위반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주광덕 의원실에서 공개한 의정자료 전자유통시스템 자료요구서 첨부자료. /주광덕 의원실
주광덕 의원실에서 공개한 '의정자료 전자유통시스템 자료요구서' 첨부자료. /주광덕 의원실
주광덕 의원실의 의정자료 전자유통시스템 자료요구서 및 발송완료 사진. /주광덕 의원실 제공
주광덕 의원실의 의정자료 전자유통시스템 자료요구서 및 발송완료 사진. /주광덕 의원실 제공

반면 주 의원은 '국회 의정자료 전자유통시스템 결재 과정'과 '국회 업무용 이메일 수신 화면 캡처 사진' 등을 공개하며, 대법원을 통해 자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14일 청와대가 국회에 제출한 안 전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 자료에서 혼인무효확정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다음날(15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판결문 사본을 요구했다"며 "15일 법원행정처로부터 국회 업무용 이메일을 통해 판결문을 받은 뒤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판결문 공개 자체가 가사조정법 위법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성이 '김'이라는 것 외에 나머지 사항이 나타나지 않도록 했을 뿐 아니라 증인의 성명도 '김'만 남긴 채 이름을 삭제한 상태로 공개했다"며 "김 씨 성을 갖고 있는 22세 여성이라는 사실외에는 언급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 의원은 대법원 ▲1996년 4월 12일 선고94도3309판결 ▲1998년 9월 4일 선고96다11327판결 ▲2009년 9월 10일 선고2007다71 판결 ▲2013년 12월 26일 2009헌마747 등의 판례를 주장하며, 본인의 판결문 공개는 '제310조(명예훼손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돼 '위법사항 조각'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 관계자들은 역시 주 의원의 행위에 대해 위법 여부 판단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광덕 의원의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허위혼인 판결문 공개와 관련 가사소송법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면책특권 함께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광덕 의원의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허위혼인 판결문 공개'와 관련 가사소송법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면책특권 함께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과 같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9일 <더팩트>에 "우선은 (판결문을)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봐야 할 것 같다"며 "공인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위법성 조각이 되는지 따져야 한다. 정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는 현행법상 위법사항 조각에 해당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국회의원 면책특권도 있다. 아무리 가사소송법에 위배됐다고 하더라도 (주 의원이) '내가 국회의원인데'라고 주장하면…"이라고 말끝을 흐리면서 "복잡하다. 단번에 위법 여부를 따지긴 어려운 사안이다"고 덧붙였다.

박종흔 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는 "가사소송법에 따르면 공개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런데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는 공인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다"면서 "국민의 알권리나, 공공의 이익 등과 충돌할 수도 있어서 논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법원행정처는 안 전 후보자의 판결문을 주 의원에게 준 것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원은 판결문을 주 의원에게 보낸 근거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를 들며 "이 법 2조는 '국회에서 안건심의 또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와 관련하여 보고와 서류 및 해당기관이 보유한 사진·영상물의 제출 요구를 받은 때에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법률의 규정에 불구하고 누구든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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