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열사 30주기 추모제…우상호 "한열의 꿈, 이뤄지는 나라"
입력: 2017.06.09 21:34 / 수정: 2017.06.09 21:34

이한열 30주기 문화제 2017이 1987에게가 9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이한열 열사의 모형이 세워져 있다. /남용희 기자
이한열 30주기 문화제 '2017이 1987에게'가 9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이한열 열사의 모형이 세워져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고(故) 이한열(사망당시 22세·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 열사 30주기 추모제가 9일 서울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서울광장에는 6·10 민주항쟁 30주년 전야제를 겸해 고 이한열 열사 추모 문화제가 개최됐다. 가수 전인권, 안치환씨를 비롯해 세월호 유가족으로 구성된 4·16 합창단, 연세대 동문이 결성한 '이한열 합창단' 등이 무대에 올라 이한열 열사 추모 공연을 펼쳤다.

이 행사에 앞서 연세대 신촌캠퍼스 '한열동산'에서도 30주기 추모제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더불어민주당 우상호·표창원·송영길·원혜영·문희상 의원 등 내빈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고 사망한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우상호 의원은 추모사에서 "지난 30년은 한열의 어머니와 제게 떨쳐버릴 수 없는 6월 9일의 기억은 고통스런 시간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한열 30주기 문화제 2017이 1987에게가 9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해 추모공연을 보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한열 30주기 문화제 '2017이 1987에게'가 9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해 추모공연을 보고 있다. /남용희 기자

우 의원은 "내가 그날 도서관 앞 민주광장에서 '결코 물러서지 말자'는 이야기를 안 했다면, '생명이 다하도록 전두환과 싸우자'고 선동하지 않았다면 한열이가 물러서지 않았을까"라면서 "그날 (이한열 열사와 반대로) 후퇴했던 수없이 많은 학생들이 울면서 후회했다. '시청 앞에 가면 경찰이 다가와도 물러서지 말자'고 결의했고, 그게 6월 항쟁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기자 네이선 벤의 사진과 같은 장면을 떠올리며 "지금도 생각한다. 그때 학생회장인 나까지도 안쪽으로 후퇴했는데 한열이는 왜 남아 있었을까. 민주화에 대한 열망 때문에, 지금 물러서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거기 서 있는 것이 설사 자신을 다치게 하고 생명을 잃을 수 있어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정권교체로 이한열 열사의 꿈이 일부 이뤄졌다. 30주년이 된 오늘 이곳을 내려다보는 한열이는 밝게 웃고 있을 것"이라면서 "(민주주의를 향한) 그의 꿈이 일부 이뤄졌고 또 진전될 수 있다는 희망이 하늘나라에 있는 한열이에게 전달됐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또다른 30년을 기약해야 한다"면서 "한열이의 60주기 추모제가 열릴 쯤엔 한반도에 화해와 통합의 기운이 넘쳐나고 서민과 중산층이 행복하고 젊은 층이 일자리 걱정없이 사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섞인 메시지도 내놓았다.

이한열 30주기 문화제 2017이 1987에게가 9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장례행진을 재현하며 태평로를 행진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한열 30주기 문화제 '2017이 1987에게'가 9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장례행진을 재현하며 태평로를 행진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배 여사는 유족대표 인사에서 "우리 한열이를 부축했던 종창이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 의원은 이제 무거운 마음 다 털어버리고 세상을 살아가길 바란다"면서 "오늘 꼭 이말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배 여사는 또 "많은 언론에서 우상호하면 이한열이라고 해서 몹시 괴로웠다"면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우리가 바라는 것이지 추모제 같은 것은 부속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날(10일) 오전 10시 서울시청사 앞 서울광장에선 '기억과 다짐'을 주제로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개최한다.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서울광장서 열리는 것이다.

기념식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의 유가족과 6월항쟁계승사업회 등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회원, 일반 시민과 학생 등 약 5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경과보고, 국민에게 드리는 글, 기념사, 기념공연, '광야에서' 제창 순서로 진행된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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