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정유라, 도피 245일만에 강제송환…비상게이트로 빠져나가
입력: 2017.05.31 16:17 / 수정: 2017.05.31 16:17
박근혜정권 국정농단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딸 정유라 씨가 3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검찰에 압송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정권 국정농단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딸 정유라 씨가 3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검찰에 압송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인천국제공항=신진환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 씨의 딸 정유라(21) 씨가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됐다. 덴마크에서 귀국을 거부하며 245일간의 도피생활을 마치고 고국 땅을 밟은 것이다.

정 씨는 지난 30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이날 오후 2시38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입국심사를 거친 뒤 탑승교를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법무부 호송팀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인 정 씨는 무표정을 지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수갑을 찬 상태였다. 검찰 호송팀은 정 씨가 탑승한 대한항공 KE926편에 탑승한 직후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이화여대 학사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등 공범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기자회견에 응한 정 씨는 귀국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덴마크 구금 생활로) 아이가 너무 오래 혼자 있다 보니 빨리 해결해야 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신모 씨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2015년 6월께 아들을 출산했다. 신 씨와는 지난해 결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농단에 대해선 "어머니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난 지 모른다"며 "조금 억울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이화여대의 입학 취소에 대해선 인정한다고 밝혔다. "저는 제 전공이 뭔지도 모르고 대학에 한 번도 가고 싶어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입학취소에 대해 드릴 말씀 없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답변 도중 중간중간 미간을 찌푸리거나 미소를 짓는 등 주눅들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정 씨는 '이대 입학 면접 당시 승마복을 입었느냐'는 질문에 "임신 중인 상태여서 단복이 맞지 않아 입고가지 않았다"면서 "(2014 아시안게임에서 딴) 메달은 이대 뿐만 아니라 중앙대에도 들고 갔다. 어머니가 입학사정관에게 물어보라고 해서 물어보고 된다고 해 가져갔다"고 밝혔다.

박근혜정권 국정농단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딸 정유라씨가 3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정권 국정농단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딸 정유라씨가 3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예상외로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한 정 씨는 삼성전자가 자신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에 관련해선 "어머니한테 들은 게 '삼성이 승마를 지원하는 6명 중 한 명'이라고 해서 난 그런 줄로만 알았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또 '돈도 실력이다'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그때 다툼이 있어 욱하는 마음에 썼던 것 같다"며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아들과 보모의 귀국 날짜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시종일관 당당한 태도를 보이며 10여분 간의 기자회견을 마친 정 씨는 비상초소에 마련된 법무부 호송 차량에 올랐다. 정 씨가 입국장이 아닌 비상문으로 빠져나간 이유는 일반 시민의 불편과 취재 경쟁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 씨의 귀국 현장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법무부 측 관계자와 경찰이 정 씨가 오기 2시간 전부터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는 등 삼엄한 경비 활동을 벌였다.

정 씨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검찰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를 중심으로 첨수1부(손영배 부장검사)도 조사에 함께 나선다. 정 씨는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부정 학점 취득 등 학사 비리 등 업무방해와, 삼성그룹이 제공한 승마 지원금 특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씨를 상대로 이화여대 학사 비리나 청담고 재학시절 특혜 의혹 등을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 씨의 체포 시한은 다음 달 2일 새벽까지로, 검찰은 이 시한 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의자를 체포한 뒤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 씨는 지난 1월1일 덴마크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된 뒤 최 씨의 국정농단에 대해 자신은 아는 것이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구치소 수감 생활을 선택해왔다. 그러다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이 정 씨의 한국 송환 불복 소송을 기각하자 다시 한번 고등법원에 항소한 그는 지난 24일 돌연 항소심을 자진 철회하고 귀국을 결정했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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