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각각 경희대학교 72학번, 74학번으로 캠퍼스 커플이었다. /민주당 제공 |
[더팩트ㅣ경희대=윤소희 기자] "문재인은 경희의 자랑, 나도 경희의 자랑이 될 수 있게…."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대학교를 꼽으라면 바로 경희대학교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모교다. 최초의 캠퍼스커플(CC) 대통령 내외 탄생에 많은 이들이 경희대학교를 주목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측은 문 대통령의 취임 직후인 지난 10일 '문재인 동문의 제19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정문에 내걸었다. 전체적으로는 조용한 자축이 이어졌다. 학교 차원의 행사는 없었고, 당선 축하 현수막은 취임 일주일 만에 제거됐다.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했다. 까마득한 선배 72학번 문 대통령과 74학번 김 여사를 자랑스러워할지, 학생들 사이의 분위기는 어떨까. 2017 경희대학교 축제 대동제가 개막한 24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를 찾아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 경희대학교는 문 대통령의 취임 직후인 지난 10일 '문재인 동문의 제19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정문에 내건 바 있다. /경희대=윤소희 기자 |
이날 오후, 캠퍼스는 막 시작된 축제로 분주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한쪽에서는 물풍선을 던져 흠뻑 젖은 학생들이 꺄르르 웃음소리를 냈고, 다른 쪽에서는 레모네이드와 아이스티를 만들며 지나가는 학생들을 붙잡고 호객행위를 했다.
피치에이드 한 잔을 주문하며 은근슬쩍 말을 거니, 축제의 주가 되는 이들은 갓 스무 살인 신입생들이었다. 행정학과 17학번 학생들은 문 대통령의 이름을 듣자 "네, 선배인 걸로 알고 있어요"라고 답할 뿐 큰 반응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인 스무 살 신입생의 경우 생일이 지나지 않았으면 만 19세가 안 돼 이번 대선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 가운데 한 해 늦게 입학해 동기들보다 한 살 많은 스물한 살의 이 씨는 "나는 이번 대선에 참여해 한 표를 선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해 "모교 선배라는 점에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그래도 너무 학번 차이가 많이 나고, 과도 다르다 보니 엄청 자축하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에서는 24일부터 2017년 축제 대동제가 펼쳐지고 있다. /윤소희 기자 |
문 대통령 출신 법과대학에서 만난 학생들은 타 단과대학 학생들보다는 조금 더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법학부 15학번 학생들은 문 대통령을 '법대의 최고 스타'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첫 대통령 선거에 선사한 표가 대통령이 됐다. 그게 모교 선배라니 더 뿌듯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캠퍼스 커플이라는 점과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김 여사가 학생 시위에서 최루탄을 맞은 문 대통령을 간호했고,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이미 유명하다. 한 여학생은 "지금 캠퍼스 커플이지만, 저렇게 오래 알콩달콩 지낼 수 있는 게 신기하다"며 "저는 자신없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교정을 거닐던 14학번 캠퍼스 커플 남녀는 "너 대통령 할 수 있냐" "한 번 해보지, 뭐" "그럼 나 영부인 시켜달라" "난 못 한다" 등 서로에게 농담을 하며 애정을 뽐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수로 경희대학교에 입학, 법과대학 72학번으로 학사를 이수했다. /남윤호 기자 |
경희대학교와 학생들은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본교의 학생이고 선배라는 부분에 요란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자랑스러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최초의 대통령 내외 배출 학교라는 점이 더 빛나는 듯했다.
이들의 마음은 앞으로 문 대통령이 만들어갈 대한민국의 5년에 달려있다. 한 남학생은 문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경희의 자랑인 문재인 대통령이 좋은 나라를 꾸려서 저 역시 경희의 자랑이 될 수 있는 터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