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연출됐다. 사진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 /국회=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국회=변동진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연출됐다. 누리꾼들이 실시간으로 이 후보자를 검증하고 나선 인사청문 위원들을 검증하고 나선 것이다. 위원들은 누리꾼들의 이른바 '문자폭탄'에 유감을 표했다.
일각에선 '정치적 테러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정계 관계자들은 "특위원에 대한 공세는 앞으로 보편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정치를 지켜만 보던 것에서 실시간으로 직접적인 의사를 표출하고 나서는 형태로 변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김성원 경대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각각 음주운전, 아들 군면제, 본인면제, 아들 공익근무(이병제대) 등 과거 이력이 알려졌고,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은 음주운전 사실이 다시 거론됐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 역시 역풍을 맞았다.
이에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도중 신상 발언을 신청하면서 "오전에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계속 휴대폰이 울려 확인하니 '너는 군대 갔다왔냐, 낙선운동하겠다'는 식으로 (휴대폰이) 불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다른 의원들도 그러실 것 같은데 정상적인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고, 이 후보자가 정책이나 자질, 능력있는지 검증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런 식의 문자폭탄은 갑갑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 (제게) 뭐했느냐고 하면 저는 감옥도 왔다갔다 했고, 군대도 31개월 다녀왔다"며 자신의 이력을 공개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또한 김 의원은 "기존 선거에서 문팬그룹, 나쁘게 말하면 문빠 얘기를 해서 패권주의가 나온 과정이 있었는데 이 후보자가 일부러 조장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문자폭탄이 들어온 것에 대해선 청문위원으로서 유감을 표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가운데)은 24일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그의 아들 병역 비리 의혹과 과거 기자 시절 작성 전두환 정권 홍보성 기사에 대해 비판했다. /더팩트DB |
앞서 오전 청문회에서 김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 병역 면제' 의혹와 기자 시절 '정두환 정권 홍보성 기사'를 공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고위공직자 자신과 아들의 병역 면제율이 대단히 높다. 희한하게도 (아들의 병역면제 사유인) '불안정성 대관절'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병역 면탈에 악용되고 있다"며 "그게 바로 어깨, 무릎 탈구다. 후보자 아들이 면탈을 받았는데, 정말로 (입대를 위해) 탄원서를 제출했다면 재신검을 받았으면 되지 않느냐"며 꼬집었다.
더불어 "1980년 광주 학살 직후,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이 미국을 방문해 레이건 대통령을 만나 최악의 정상회담을 한 데 대해 기자였던 이 후보자가 '국내에 몰고올 훈풍이 기대된다'고 썼고, 이후 '(전두환은) 위대한 영도자'는 표현도 계속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측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문자폭탄과 관련 "과거 어느 정권에서도 어떤 청문회에서도 이런 만행은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덕인 기자 |
이처럼 특위원이 자신의 이력까지 공개해야 하는 현상에 대해 국민의당 측은 '유례가 없는 정치적 테러행위'라고 간주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과거 어느 정권에서도 어떤 청문회에서도 이런 만행은 없었다"면서 "인사청문회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놀이터도 아니고, 문자폭탄은 청문회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양념도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국민의당이 문자폭탄 대상을 '문빠'로 확정한 것에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한 누리꾼은 "문빠가 문자를 날린다고 하는 글을 어디서 봤는데 여든 야든 어디건 간에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면 문자폭탄을 맞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다. 누리꾼들은 이 후보자의 아들 병역 등 문제들에 관해 의원 자녀의 병역 면제 문제부터 음주운전 벌금 사항 등을 찾아내며 "본인들은 그렇게 깨끗한가"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발생한 특위원 공격이 앞으로도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새롬 기자 |
이와 관련 정계 관계자들은 "전례 없던 일부 특정세력의 공격은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치평론가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더팩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런 (특위원에 대한) 공세가 근래 와서 보편화됐다"며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중심이 됐지만, 이들 뿐만 아니라 이쪽저쪽에서 다 (태클을) 걸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앞으로 보편화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 역시 "앞으로 (특위원에 대한) '문자폭탄' 등의 공격은 반복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태는 언젠가 더 많은 국민이 눈살을 찌푸리게 될 것이고 이른바 옐로우 카드(경고)를 보내는 날이 곧 올 것이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