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바른정당 고문이 23일 공항에서 관계자에게 눈길을 주지 않으면서 바로 캐리어를 밀어서 떠넘기는 행동을 보여 입길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김 고문은 24일 기자들에게 "그게 이상하게 보이더냐"며 문제 삼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 고문이 '노 룩 패스'를 하는 장면./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그게 이상하게 보이더냐."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은 24일 전날 공항에서 수행원을 쳐다 보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캐리어를 단번에 밀어서 전달하는 행동에 대한 누리꾼들 사이에 비난성 논란이 일자 이렇게 답했다. 이상하게 보는 게 이상하다는 시각을 보인 것이다.
김 고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전날 있었던 자신의 행동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고문은 전날 공항을 나오며 수행원이 보이자 자신의 캐리어를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미는 행동을 보였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권위주의가 몸에 배어있다"고 비난했다.
김 고문이 공항에서 자신의 여행용 가방을 수행원에게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전달하는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
누리꾼들은 김 고문의 행동을 농구 등 스포츠에서 수비를 속이기 위해 자기 편을 보지 않고 패스를 하는 '노 룩 패스(no look pass)'라며 조롱했다. 심지어 김 고문의 이 행동은 외신에까지 소개됐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김 고문은 "(수행원이)보여서 밀어주었는데…" "그걸 내가 왜 해명해야 하나. 할 일이 없나?" "나는 그런 거 관심이 없고 일이나 해라. 바쁜 시간에 쓸데없는 일 가지고…"라며 오히려 기자들을 타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은 "그걸 내가 왜 해명해야 하나. 할 일이 없나?"라며 본인의 행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 1월 24일 김 고문 등 바른정당 의원들이 창당을 공식화하며 "바른정당은 거창한 담론보다 소소한 일상을 다루는 민생정당이 될 것"이라고 무릎을 꿇던 장면. /이새롬 기자 |
상당수 누리꾼들은 권위주의적 행동이라는데 김 고문은 오히려 당연한 걸 왜 문제 삼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평소에도 당연하게 했던 행동이었기에 '노 룩 패스'가 무슨 문제냐는 인식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김 고문의 이같은 언행을 누리꾼들이 지적하고 나선 배경을 '국민을 섬기는' 머슴을 자처했던 김 고문은 한번쯤 더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정치인 김무성을 지지하는 누리꾼(국민)들도 그럴 게다.
단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적 행동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에서 재킷을 벗을 때 한 직원이 도우려 하자 됐다며 본인이 직접 벗는 모습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탈권위적 행동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문 대통령 취임 후 곳곳에 변화가 감지된다. 이런 이유로 김 고문이 평소 아무렇지 않게 했던 행동도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 권위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김 고문도 국민의 이런 지적과 비판을 "쓸데없는 일"이라고 치부하는 인식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그리고 오히려 김 고문 본인이 인지하지 못했던 권위주의적 모습을 시대에 맞게 고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지금과 같은 태도를 보이니 누리꾼들 사이에서 '무대'가 아닌 '무쫄(졸)'이라 불리는 게 아닐까.
김 고문의 행동은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와 비교되며 비난이 확산하고 있다. /더팩트DB |
정치는 시대정신을 담을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권위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지, 스스로 권위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조선 후기 학자 성재(省齋) 유중교 선생은 남이 자신의 잘못을 일러주는 데는 세 가지 기쁨이 있다고 했다. 김 고문이 자신의 '노 룩 패스'를 대하는 태도와는 전혀 다르고, 그릇의 크기도 다르다. 김 고문이 본인을 향한 지적과 비판에 기분이 나쁘다고만 생각할 수도 있으니, 성재 선생의 가르침도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어 덧붙인다.
'남이 나에게 잘못이 있다고 일러주면 기뻐할 것이 셋이다. 내가 나에게 잘못이 있음을 알아 고치게 되는 것이 그 하나이고, 남이 나의 잘못 때문에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하나이고, 남이 나를 일러줄 만한 사람으로 여겨 일러주었다는 것이 또 그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