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체크] '돈 봉투' 이영렬, 카페 술값은 누가 냈나…에쿠스 정체는?
입력: 2017.05.23 14:23 / 수정: 2017.05.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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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 전 지검장이 술을 마신 카페 60대 사장과 30대 여성 직원은 취재진에게 이 전 지검장과 지인 등 4명은 19일 안주 없이 위스키 폭탄주를 마셨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전 지검장 일행이 카페를 나서는 모습. /분당=이새롬·남윤호 기자
이영렬 전 지검장이 술을 마신 카페 60대 사장과 30대 여성 직원은 취재진에게 "이 전 지검장과 지인 등 4명은 19일 안주 없이 위스키 폭탄주를 마셨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전 지검장 일행이 카페를 나서는 모습. /분당=이새롬·남윤호 기자

[더팩트ㅣ분당=변동진 기자]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카페 술값은 누가 계산했나요?"

'돈 봉투 만찬' 사건의 장본인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지검장이 좌천성 인사를 당한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 분당구 모처 카페에서 지인들과 폭음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모임의 성격과 술자리 내용 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모임을 가진 장소는 어떤 성격의 카페인지, 마신 술은 무엇인지, 누가 계산을 했는지, 또 이 전 지검장이 당일 밤 타고 다닌 고급 승용차 에쿠스는 누구 차인지에 관한 궁금증이 쏟아졌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20일과 21일 <'후회? 울분? 이영렬 전 서울지검장, '돈 봉투 좌천 후 '한밤 폭음'><'돈 봉투 좌천' 이영렬 전 지검장 2차 동석 인물은 '우병우 라인'> 등의 제목으로 당시 1,2차 술자리 사실을 보도한 데 이어 후속 취재를 통해 당시 확인되지 않은 궁금증을 '팩트체크'로 풀었다. 이 전 지검장의 한밤 술자리는 검찰조직을 극도의 혼란 속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으로서 자숙해야할 시기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더팩트> 보도 후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 차장 검사로 좌천된 지난 19일 오후 분당의 한 카페에서 스카치블루 12년산 2병을 나눠 마시며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1차 후 지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는 이 전 지검장. /분당=이새롬·남윤호 기자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 차장 검사로 좌천된 지난 19일 오후 분당의 한 카페에서 스카치블루 12년산 2병을 나눠 마시며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1차 후 지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는 이 전 지검장. /분당=이새롬·남윤호 기자

√FACT 체크1=이 전 지검장이 좌천된 당일 밤 술자리를 가진 카페는?

23일 자정께 만난 분당의 60대 카페 사장과 30대 여성 직원은 한사코 말문을 열지 않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취재진에게 "이 전 지검장과 지인 4명이 19일 술을 마시고 간 것은 사실이다"며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해당 업소는 지난 1998년부터 운영된 곳으로 '카페'라기보다 사실상 '바(bar)'에 가까웠다. 다만 술을 접대하는 아가씨가 아닌 30대 여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오래된 업소라는 것을 증명하듯 붉은 빛을 띠는 조명에 나무로 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테이블은 5개, 약 20여 명의 손님만 받을 수 있는 정도였으며, 타인의 눈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 룸은 없고, 시선을 약간 차단할 수 있는 구멍 뚫린 가림막이 있는 비교적 오픈된 장소였다.

이영렬 전 서울지검장이 19일 1차 술자리를 가진 카페 외관./분당=남윤호 기자
이영렬 전 서울지검장이 19일 1차 술자리를 가진 카페 외관./분당=남윤호 기자

이 전 지검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9일까지 약 3~5회 정도 방문했다고 한다. 또, 평소 농구동호회 사람들 10여 명이 모여 술을 마시곤 했다. 특히 그는 안주 없이 술을 마시는 걸 즐겼으며 판매가 10만 원 상당의 12년산 스카치블루와 맥주(병당 5000원) 등을 자주 섞어 마셨다고 한다.

이 전 지검장이 지인들과 스카치블루 12년산을 마신 분당의 카페형 바(Bar) 내외부 전경. /분당=변동진 기자
이 전 지검장이 지인들과 스카치블루 12년산을 마신 분당의 카페형 바(Bar) 내외부 전경. /분당=변동진 기자

√FACT체크 2 = 술값은 얼마? 누가 계산?

이 전 지검장은 서울지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된 당일, 연가를 낸 상태였으며 이날 밤 두 차례의 술자리를 가졌다. 1차는 카페에서 2시간 동안 마셨으며 2차는 자택 인근 호프집에서 서울지검 후배 검사들과 함께했다. 이 전 지검장은 1차에서 이미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상당히 취한 상태였다. 이날 1차에서 일행들이 마신 술은 평소대로 12년산 스카치블루 위스키 2병과 맥주 등으로 안주 없이 '폭탄주'를 만들어 마셨다.

이 가게에서 스카치블루 12년산 스몰사이즈(S)는 10만 원, 미디움 사이즈(M)는 15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날 이 전 지검장이 마신 술값은 모두 25만 원 정도였으며 술값은 이 전 지검장이 자신의 카드로 계산했다고 카페 주인이 밝혔다.

카페 사장은 이 전 지검장과 당시 술자리 분위기에 대해 "그 사람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이다. 맥주도 330㎖를 내놓으면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해 500㎖ 제품을 줬다. 그날(지난 19일)도 4명 정도 와서 2시간 정도 폭탄주를 마시고 나갔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위기가 무척 어두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 사람이 그렇게 훌륭한(?) 사람인 줄 몰랐다. 맨날 그렇게 모자를 항상 쓰고 오니 알 수가 없었지"라며 "여기 인근에 산다고 듣긴 했는데 농구 동호회 사람들과 왔다. 거기(동호회)에 직원들 섞여 있는지 몰라도 골프도 아닌 농구를 한다더라"고 회상했다.

이 전 지검장은 이 카페에 1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술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싼 위스키와 맥주를 안주 없이 섞어 마시는 것을 즐겨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지검장은 좌천된 그 날 밤, 지인들과 10만 원대 스카치블루 12년산 두 병을 맥주와 섞어 마셨다. 이 전 지검장이 술을 마신 카페의 가격표. /분당=변동진 기자
이 전 지검장은 좌천된 그 날 밤, 지인들과 10만 원대 스카치블루 12년산 두 병을 맥주와 섞어 마셨다. 이 전 지검장이 술을 마신 카페의 가격표. /분당=변동진 기자

√FACT체크 3=1,2차 술자리 이동에 등장하는 에쿠스 차량의 정체는?

이 전 지검장은 사표수리가 되지 않고 좌천성 인사가 난 19일 밤 9시쯤 노란색 상의와 모자를 눌러쓴 편안한 차림으로 자택을 나와 대기하고 있던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1차 장소인 술집으로 이동했다. 차량으로 20여분 거리인 분당 서현동 카페에 도착한 이 전 지검장 일행은 약 2시간 가량 술자리를 가졌다.

이같은 <더팩트> 보도에 대해 많은 독자들은 에쿠스 차량의 정체에 의문을 나타냈다. '지검장에서 물러난 사람이 관용차를 써도 되느냐?'에서부터 '서울지검장의 차는 에쿠스 차가 아니다', '에쿠스는 혹시 스폰서가 보낸 차가 아니냐?', '이 전 지검장의 개인 소유 차량이냐?'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돈 봉투 만찬' 사건에 얽힌 국민의 관심을 대변했다.

이영렬 전 서울지검장이 19일 밤 1차를 마친 뒤 에쿠스 차량을 타고 2차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분당=이새롬 기자
이영렬 전 서울지검장이 19일 밤 1차를 마친 뒤 에쿠스 차량을 타고 2차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분당=이새롬 기자

<더팩트> 취재진이 이후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 차량은 1차 모임의 참석자 중 한 명의 소속 회사 차량으로 밝혀졌으며 이 전 지검장을 자택에서 데려오고, 집 앞까지 바래다주는 데 사용됐다. 이 전 지검장은 이날 오후 6시 50분께 에쿠스가 아닌 다른 차량을 이용해 귀가했으며 이 운전기사와 작별 인사를 한 뒤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약 2시간 뒤 에쿠스 차량이 이 전 지검장을 데리러 왔으며 이 차를 타고 이 전 지검장은 1차 장소로 이동했다. 이 차량은 국내 유명 법무법인 차량 소유로 확인됐다. 1차 모임의 지인들 역시 법조계 관계자들로 보인다.

이 전 지검장은 약 2시간이 걸린 1차 후 이 차를 타고 자택 앞으로 이동했다. 이 전 지검장은 곧바로 집에 가지 않고 사전에 약속이 있었던 듯 걸어서 인근의 2차 호프집으로 가서 노승권 서울지검 1차장 등과 약 한 시간 동안 회동했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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