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명왕'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일주일은 '파파미'
입력: 2017.05.16 03:00 / 수정: 2017.05.16 03: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이후 최근 일주일동안 소통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들어 환호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이후 최근 일주일동안 소통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들어 환호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오경희 기자] '통합 대통령'을 내건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일주일은 '소통'과 '파격'의 행보였다. 국민들과 스스럼없이 '셀카'를 찍는가하면 직접 청와대 인선을 발표하는 등 관례와 틀을 깼다. 권위를 벗은 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파파미(파도파도 미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10일, 수요일부터 이전 대통령과 확연히 달랐다. '철옹성'이 아닌 '낮은 경호'를 받으며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를 나섰다. 이웃주민들과 지지자들의 손을 잡고 '셀카'를 찍었다. 이어 거창한 취임식 대신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하는 것으로 대신했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식 전에는 야당 대표들을 먼저 만나 협치를 구했다. 역대 정부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 이웃주민과 시민들의 셀카 요청을 마다하지 않았다./YTN 방송 화면
문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 이웃주민과 시민들의 '셀카' 요청을 마다하지 않았다./YTN 방송 화면

다음 날(11일)엔 청와대 신임 수석과 함께 한 오찬 자리가 화제가 됐다. 청와대 직원이 재킷을 벗는 것을 도우려하자 문 대통령이 "제 옷은 제가 벗겠다"며 사양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고, 오찬 후에는 와이셔츠 차림으로 이른바 '커피 산책'을 했다. 문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 비서관 등과 함께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들고 미소를 지으며 청와내 경내를 걸었다.

12일엔 청와대 비서실 가운데 기술직 실무직원 9명과 직원식당에서 '3000원 짜리' 식사를 함께했다. 대통령으로선 처음있는 일이라 당시 직원들은 문 대통령과 식사 일정을 두고 "거짓말"이라는 반응이었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점심메뉴는 새우볶음밥과 메밀국수, 닭튀김샐러드 등이었다.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은 '세월호 선내에서 사람의 뼈로 추정되는 뼈가 다수 발견됐다'는 언론사 보도에 '문변'이라는 아이디로 댓글을 달기도 했다. '문변'은 문재인 변호사의 줄임말로, 문 대통령은 미습수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지난 11일 청와대 신임 수석들과 오찬 자리에서 직원의 도움을 사양하며 직접 양복 상의를 벗는 문 대통령./MBN 방송 화면
지난 11일 청와대 신임 수석들과 오찬 자리에서 직원의 도움을 사양하며 직접 양복 상의를 벗는 문 대통령./MBN 방송 화면

대선 전후 숨 가쁜 일정을 보낸 문 대통령은 주말에도 쉬지 않았다. 13일 토요일엔 대선 기간동안 문 대통령을 전담 취재한 기자, 이른바 '마크맨'들과 북악산 등산을 했고,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삼계탕으로 식사를 했다. 같은 날 홍은동 자택을 떠나 청와대 관저에도 입주했다. 이사를 가는 날까지 문 대통령의 '셀카'는 이어졌다.

14일에도 '깜짝 행보'는 계속됐다. 문 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유기견 '퍼스트도그(First Dog)'를 들이기로 결정했다. 당선 전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된 유기견 '토리'를 입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출범 나흘 만인 이날 새벽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안보 대통령'을 자신해온 문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단언했다.

'소통'에 이어 10·11·14일에 걸쳐 이뤄진 문 대통령의 '인선' 역시 통념을 깼다. 초대 국무총리에 '호남 출신'의 이낙연 후보자를 낙점했고, '51세의 젊은 비서실장'인 임종석 실장, 비 검찰 출신의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첫 여성 인사수석, 비측근의 이정도 총무비서관 등등. 선거 공신과 측근 등 '인의 장막'으로 꾸린 역대 정부와 차별화로 '합격점'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와이셔츠 차림으로 신임 수석들과 오찬 직후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청와내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MBN 방송화면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와이셔츠 차림으로 신임 수석들과 오찬 직후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청와내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MBN 방송화면

특히 문 대통령을 포함해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 출중한 외모로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상에서 '청와대 F4(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잘생긴 남자 4명을 이르는 'Flower4'의 줄임말), '정완얼(정권교체의 완성은 얼굴)' 등으로 이슈가 됐다.

문 대통령의 행보가 '파파미(파도파도 미담)'로 평가 받는 이유는 '명박산성' '불통근혜'란 오명을 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해 더 두드러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혹자는 '박 대통령이 못한 4년 치 국민과의 소통을 문 대통령은 단 몇 시간 만에 했다'고 할 정도다. 어쩌면 문 대통령의 행보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의'를 받들어야 하는 것은 대통령의 소명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대통령을 오랜 시간 가져보지 못했기에 열광하는 것일지 모른다. '소통의 문(門)'의 '유종지미(有終之美)'를 바란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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