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유쾌한 정숙 씨' 김정숙 여사, 사람 냄새 '소통' 눈길
입력: 2017.05.16 02:00 / 수정: 2017.05.16 20:19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가세요 여보, 잘 다녀오세요. 바지가 너무 짧다. 바지 하나 사야겠다. 다녀와요."

문재인 대통령은 아내 김정숙 여사가 15일 출근길에 건낸 말에 "요즘은 이게 유행"이라며 웃었다. 대통령 부부의 대화가 맞을까 싶을정도로 평범하다. 국민이 문 대통령 부부에게 '꽃 길만 걷게 해줄께'라고 응원을 보낸 이유도 이런 소탈하고 평범한 모습때문이다.

"재인아, 나랑 결혼할 거야 말 거야?" 대선 운동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당차게 프러포즈한 일화가 알려지면서 김정숙 여사의 적극적인 성격이 화제가 됐다. 김정숙 여사는 청와대 '안주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공식 취임한 이후 김 여사는 '퍼스트레이디'에 걸맞게 당당하고 소탈한 행보를 이어가는 한편 '꿀' 떨어지는 부부애를 보이며 내조에도 빈틈이 없기 때문이다.

특유의 쾌활한 모습을 자주 보이는 김 여사는 국민에게 몸을 낮추겠다는 문 대통령과 궤를 같이하면서 '금슬상화
(琴瑟相和, 거문고와 비파가 서로 조화를 이루듯 사이좋게 살아가는 부부)'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 권위적인 영부인 대신 여사님으로 불러달라며 탈권위를 선언하는 등 과거 영부인에게서 볼 수 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또, 국민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살을 맞대는 친화력은 문 대통령에게도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청와대 관저로 이사를 위해 준비하는 도중 자신을 찾아온 민원인에게 족발 등을 대접한 일이 공개돼 훈훈함을 자아냈다. 김 여사는 이날 직접 트렁크를 끌고 나와 자동차에 직접 실었다. 국민은 이런 영부인의 이런 모습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 관저 도배 공사현장을 찾아 현장 직원들에게 간식을 챙겨준 일도 전해졌다.

김정숙 여사가 대선 공식선거 운동 기간이었던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에서 가진 대한노인회 중앙회-서울연합회 회장단 간담회를 마친 뒤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김정숙 여사가 대선 공식선거 운동 기간이었던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에서 가진 '대한노인회 중앙회-서울연합회 회장단 간담회'를 마친 뒤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스타성'을 겸비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김 여사는 권위를 벗어던지고 친근한 행보를 이어간 까닭에 '유쾌한 정숙 씨'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미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같은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으로 김 여사는 활동 보폭을 더 넓히게 됐다. 청와대 조직 개편으로 영부인 의전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이 11일 부활했기 때문이다. 제2부속실은 2015년 1월 '정윤회의 비선실세 문건' 파동으로 대통령을 담당하는 제1부속실에 통합됐다.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당시 실장을 맡았던 제2부속실은 애초 소외계층의 민원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청와대 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 곳이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측근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도 제2부속실 소속이었다.

제19대 대통령 취임선서 행사가 10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가운데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제19대 대통령 취임선서 행사가 10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가운데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배정한 기자

국정농단의 온상이었던 제2부속실이 되살아나면서 자연스럽게 김 여사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박 여사와 제2부속실은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어진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또 향후 5년간 국빈 방한 보좌와 사회 의제 문제 해결 등 문 대통령의 파트너로서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김 여사는 청와대 입성 전후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 단순히 대통령 곁을 지키고 보좌하는 영부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탄핵 사태로 맞은 대선과 인수위 없이 출범한 모든 일련의 상황처럼 낯선 풍경이다. 격식을 허물어 몸을 낮추고 물밑에서 든든히 '낭군'을 지원해 퍼스트레이디에 오른 김 여사. 제2부속실의 제기능 발휘와 향후 어떠한 품격 있는 내조와 행보를 펼칠지 기대된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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