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유쾌한' 김정숙 여사의 내조, 역대 영부인과 '차별화'
입력: 2017.05.11 12:19 / 수정: 2017.05.11 12:19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오경희 기자] "재인이 너 나랑 결혼할 거야 말 거야~빨리 말해!"라고 묻던 '화끈한' 여대생은 44년여가 흘러 '청와대 안주인'이 됐다. 10일 취임한 문재인(64)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63) 여사는 4년 만의 대한민국 영부인에 올랐다. 취임 첫날부터 관례와 격식을 깬 문 대통령처럼 김 여사도 역대 영부인과 다른 '내조 스타일'로 시선을 끈다.

김정숙 여사는 문 대통령의 취임식 '드레스 코드'부터 달랐다. 역대 영부인들이 한복을 입은 것과 달리 순백의 원피스와 재킷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새틴 소재의 은은한 광택과 고풍스런 꽃무늬로 격식을 갖췄다. 단아한 진주 귀걸이 외 액세서리는 절제해 기품을 더했다.

정부 수립 이후 대통령 취임식에서 영부인이 한복이 아닌 양장을 입은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이다. 김 여사의 순백 패션은 "깨끗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김 여사는 기존 '영부인 상(像)'의 통념을 깼다. 대통령 곁을 가만히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활짝 웃으며 시민들과 끊임없이 악수했고 양손을 흔들며 활짝 웃었다. '낮은 경호' '광화문 대통령'을 내건 문 대통령이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과 청와대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악수를 하는 등 격식과 권위를 내려놓은 것처럼 김 여사도 '친근한 퍼스트 레이디'로서 면모를 보였다.

김정숙 여사와 문재인 대통령은 경희대 캠퍼스 커플로 8년 연애 끝에 1981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문재인 선대위 제공
김정숙 여사와 문재인 대통령은 경희대 캠퍼스 커플로 8년 연애 끝에 1981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문재인 선대위 제공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김 여사에겐 곧바로 '발랄한 영부인'이란 별칭이 붙었다. 지난 두 번의 대선을 치르면서 김 여사의 별칭은 '유쾌한 정숙 씨'와 '따뜻한 정숙 씨'였다.

경희대 캠퍼스 커플인 김 여사는 문 대통령에게 먼저 프로포즈를 할 만큼 화끈한 성격으로, 2012년 첫 대선에 도전한 문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지지자들로부터 '유쾌한 정숙 씨'로 통했다. 5년 뒤 두 번째 대선에선 지역 곳곳을 누비며 민심을 품어 '따뜻한 정숙 씨'로 불렸다. 수행원 한 명만 대동한 채 동네 목욕탕·경로당·시장 등을 훑으며 호남 민심을 듣고 이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호남특보'로 활약한 김 여사가 문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임기 동안 김 여사가 어떤 내조를 펼칠지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영부인들 역시 바늘과 실처럼 대통령의 옆을 지킨 '특별한 조언자'였다. '그림자 내조'로 물밑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가 하면 때론 누구도 못하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은둔형' 영부인도 있었다.

제19대 대통령 취임선서 행사가 10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가운데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배정한 기자
제19대 대통령 취임선서 행사가 10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가운데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배정한 기자

문 대통령이 '젊고 역동적인 확 달라진 청와대'를 선언했 듯, 김 여사도 '행동하는 영부인'으로서 역대 영부인과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영부인이 됐을 경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남편은 퇴근길에 광화문에 나가 막걸리 한잔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나는 남대문시장에 가서 장을 보며 보통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먼저 다가가는 영부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한편 김 여사는 1954년 서울에서 2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친정 부모가 서울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한복집을 운영했다. 서울 숙명여중·고를 거쳐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했고, 문 대통령과 8년여 연애 끝에 1981년 결혼했다. 슬하에는 아들 준용(35)씨와 딸 다혜(34)씨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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