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9일 자정 서울홍익대학교 인근 카페에서 '국민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읽으며 공식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카페에 '깜짝 등장'한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딸 설희 씨. /홍대=서민지 기자 |
[더팩트 | 홍대=서민지 기자] "4월의 비가, 5월의 꽃을 가져옵니다. 고맙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9일 자정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 카페에서 '국민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읽으며 공식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계속된 유세로 목소리가 쉰 안 후보가 조근조근 읽어내려가는 편지에 참석자들은 숨죽였다. 이 자리에는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딸 설희 씨도 함께했다. '깜짝 등장'한 두 사람은 안 후보가 편지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한 마디 한 마디에 손뼉을 쳤다.
안 후보는 "아쉬운 점은 제게 있고 자랑스러움은 국민에게 있다. 지난 3월 제가 출마선언 때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께 드리는 안철수의 편지를 읽어드렸다. 그리고 출마선언 말미에 이렇게 썼다. 3월의 바람과 4월의 비가 5월의 꽃을 가져온다고. 아니나 다를까 바람이 불고 비가 왔다. 그런데 이제 막 꽃이 피려고 하는 시간까지 오게 된 것"이라며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그동안 곱씹고 또 곱씹었던 '7가지 약속'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집권 시 "청년의 꿈을 빼앗는 3대 비리. 입학비리 병역비리 취업비리 만큼은 더 이상 발 못 붙이게 하겠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가취하는 방산비리 완전히 뿌리뽑겠다. 검찰개혁, 재벌개혁을 완전히 실현하겠다. 청와대 권력을 축소하고 제왕적 대통령이 더이상 나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9일 '걸어서 국민 속으로 120시간'을 종료하며, 홍대 한 인근 카페에서 지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홍대=서민지 기자 |
또한 "지방분권개헌도 반드시 실시하겠다. 교육혁명 경제구조혁신 과학기술혁명으로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혁신국가, 청업국가로 만들겠다. 이를 통해 20년 먹고살 미래 일자리 만들겠다.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없는 '노리스트 국가'를 만들겠다. 마지막으로 이같은 일을 잘 실천할 개혁공동정부 구성하겠다.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유능한 인재로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국민께만 신세진 저 안철수가 우리에게 절실한 개혁과제들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강력하게 실천해 나갈 것"이라면서 "특정한 계파 이익 대변할 일이 없는 저 안철수가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진정한 통합정부 운영할 것이다. 청년들과 소통하고 전문가들과 토론해서 결론을 내는 그런 대통령 가질 때가 됐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미 대참사가 예고된 여론조사 믿지 말아 달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뚜벅이 유세가 제2의 안풍(安風)이 됐다. 전국의 산과 들을 가득 물들인 초록빛처럼 뚜벅이 유세가 이번 대선의 녹색 태풍이 될 거다. 녹색혁명 정치혁명이 대한민국을 새로운 미래로 이끌 것"이라 했고,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안철수!"를 연호했다.
8일 공식선거운동 마지막을 1시간 남겨두고 '깜짝 등장'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딸 설희 씨. /홍대=서민지 기자 |
이후 안 후보는 카페 내부를 쭉 둘러보며, 자신을 위해 애써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선거과정에서 참 고마운 분들이 많다. 선대위에 참여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다. 승리의 브이 포스터 만든 이제석 씨,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지한다고 용기있게 말해준 전인권 씨, 신해철 씨 유가족 분들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인데 고맙다. 5년 간 고생해도 된다는 각오로 다들 도와주시겠다고 한 분들이다. 정말로 반드시 승리해야겠다는 각오를 덧붙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닷새 간 '뚜벅이 유세'를 회상하며,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특히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던 광주 유세에 대해 "제가 참 모자라다 말씀을 드리니까, 정말 몇 만 명 되는 분들이 마치 미리 다 의논한 것처럼 동시에 '아니에요!' 그러시는 거다. 아유, 하하하. 정말 수만 명이 느끼는 마음이 동시에 일치하는 상황이었다"고 당시 느꼈던 감정을 떠올렸다.
김 교수와 설희 씨는 감동에 북받친 듯 안 후보를 빤히 쳐다보며 박수를 쳤다. 설희 씨는 "맞아맞아"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선거유세기간을 되돌아보며 "지난 21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여러분들의 응원으로 제가 견뎌낸 것 같다. 평범한 이 순간이 돌이켜봤을 때 어떤 순간이 될까.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그냥 서로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큰 일을 저지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여운을 남겼다.
카페 밖으로 나와 안 후보를 떠나보낸 후에도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 선거일 동안 동고동락하며 고생한 당직자 및 지지자들은 어둠 속에서 서로 안아주며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