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19대 대선후보들이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 강릉·삼척 지역 현장을 일제히 방문했다. 이날 오전 강원도 강릉시 성산초등학교를 방문해 진화작업을 한 소방관들을 격려하는 문 후보. 강릉=문병희 기자 |
[더팩트ㅣ오경희 기자] 19대 대선후보들이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 강릉·삼척 지역 현장을 방문해 피해 복구 지원을 약속하며, 새 정부에서 재난대응 체계를 바로잡겠다고 공언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은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일제히 강릉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이날 오전 강릉 성산면 대피소를 방문해 산불 피해 현황 등을 보고받은 뒤 "강원도의 힘만으로 부족한 게 있으면 중앙정부가 최대한 뒷받침해서 주민이 어려움을 겪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산불로 끝낼 게 아니라 피해가 다 복구될 때까지 다들 책임지고 챙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산불은 국민안전처에서 재난 문자를 제대로 발송하지 않아 피해가 컸다'는 지적에 "정권교체를 하면 소방과 해경은 다시 독립시킬 거고, 육상 모든 재난은 소방이 현장책임을 다 지도록 재난 구조 대응 체계를 일원화할 예정이다"며 "청와대가 국가 재난에 대해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중유세를 위해 경남에 머물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화재 발생 당일인 전날 당직자를 강릉에 급파했고, 부인인 이순삼 씨 등이 이날(7일) 오전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피해현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강원도 강릉시 성산초등학교를 방문해 산불 이재민들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인사하고 있다./강릉=문병희 기자 |
홍 후보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강원도 당원동지들은 유세를 중단하고 강릉산불 확산 차단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 최명희 시장도 사력을 다하고 있으니 같이 협력해서 산불확산 방지에 주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뚜벅이 유세'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도 당초 오전 명동성당과 건대입구역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모두 취소하고 강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강릉을 방문한 안 후보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하는 정부 체계를 점검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구호 재난에 대해서는 컨트롤센터가 되어야한다. 다음 정부에서는 선진국 수준의 재난 대응이 될 수 있도록 체계를 바로 잡아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도 오전 기자회견 일정을 취소하고 강릉시청을 방문해 "강릉·삼척 산불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수 있도록 정부에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성산초교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안전처 초동 대처 부실 논란'에 대해 "기본적으로 해경은 독립시켜서 다시 원위치 시키고, 중앙소방본부가 119소방청으로 독립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도 오후 경남 창원 유세를 취소한 후, 성산초등학교에 마련된 강릉 산불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현장 상황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가 재개된 7일 산림청 헬기가 성산면 일대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강릉=문병희 기자 |
심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화재가 진압되고 나면 '특별 재난지역 선포'를 포함한 피해지원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면서 "지금도 화재 진화에 애쓰고 계실 산림청, 소방본부, 강릉시 등 관계 공무원들께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우리 공무원들, 국민들 누구도 다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6일 오후 3시27분쯤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야산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해 오후 10시30분 기준 30가구가 전소되고 산림 30헥타르가 소실됐다. 이재민 311명은 성산·강릉초등학교,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밤을 지새웠다. 같은 날 오전 11시40분쯤 삼척에서도 산불이 나 폐가 1채와 산림 40헥타르가 재로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