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내고향, 팬 많네?" 안철수, '비내리는 부산' 거리 활보
입력: 2017.05.05 21:19 / 수정: 2017.05.05 23:09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부산시 남포동 BIFF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던 중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맞으며 이동을 하고 있다. /부산=배정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부산시 남포동 BIFF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던 중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맞으며 이동을 하고 있다. /부산=배정한 기자

[더팩트 | 부산=서민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5일 비 내리는 부산에서 걷고 또 걸었다. 전날부터 '뚜벅이 유세' 중인 안 후보는 부산 거리에서, 지하철에서, 야구장에서 시민들과 동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온종일 고향인 부산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후엔 연두색 방수점퍼를 벗고, 전날과 같은 연두색 셔츠에 회색빛 바지로 갈아입었다. 오전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이따금 소나기가 돼 주룩주룩 내렸고, 안 후보의 연두색 셔츠는 진한 초록색으로 물들었다.

비를 쫄딱 맞은 상태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악수를 청하고, 사진 찍기를 요청했지만, 안 후보는 한 번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환하게 웃으며 응대했다. 특히 어린이날인 만큼, 어린아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었다. 말을 걸거나, 사진을 함께 찍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부산시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도보유세를 마친 뒤 다음 행선지인 남포동 BIFF 거리로 이동하기 위해 탄 지하철에서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산=배정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부산시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도보유세를 마친 뒤 다음 행선지인 남포동 BIFF 거리로 이동하기 위해 탄 지하철에서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산=배정한 기자


'뚜벅이 유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오후 3시 부산 국제시장 인근 남포동 BIFF 거리에는 1만 여명(경찰추산)의 시민이 가득 찼다. 젊은이들은 "안철수? 와! 안철수다"라며 몰려들었고, '셀카' 요구는 봇물을 이뤘다. 악수를 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들은 통행에 불편을 호소하며 "거기 좀 나오라!"며 호통쳤다.


안 후보의 주요 이동수단은 지하철이다. 안 후보는 대연역~센텀시티역, 사직역~자갈치역까지, 자갈치~부전역까지 세 차례 지하철을 탔다. 열차 안에선 한 칸에 머무르며 소방청 공무원부터 군인, 고시생, 초등학교 조리시설 근무자 등 시민들과 끝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고향이 부산"이라고 소개한 뒤 고충을 묻고, 상담사로 나섰다. 안 후보는 "제가 가슴이 다 아프다. 꼭 당선돼서 나라를 바꾸겠다. 이제 더는 이렇게 나라가 가도록 놔둘 순 없다"고 말했고, 시민들은 "꼭 바꿔달라"고 화답했다. 자갈치역에서 만난 여자 꼬마에겐 눈을 맞춘 뒤 "어린이날이라 좋아요? 뭐 먹었어요? 맛있는 거 먹었어요? 어린이가 행복해야 하는 날인데. 하하"라고 말을 걸기도 했다.


고향인 만큼, 안 후보와 인연을 밝히며 지지를 보내는 시민도 있었다. 딸과 함께 지하철을 탄 50대 여성이 "남편이 부산고 동창이다. 한의사를 하고 있다. 저번에 서울시장 포기했을 때 너무 아쉬워했다. 이번엔 잘 됐으면 좋겠다"고 하자, 안 후보는 "세상이 좁네요. 하하. 이번엔 꼭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안설희 씨가 5일 부산시 동래구 사직구장에서 만나 반가움에 포옹을 하고 있다. /부산=배정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안설희 씨가 5일 부산시 동래구 사직구장에서 만나 반가움에 포옹을 하고 있다. /부산=배정한 기자

이외에도 페이스북 라이브를 보다가 뛰어와 '안철수의 생각' 책을 내밀며 사인을 요구하는 남성 지지자, 서울에서 안 후보를 만나기 위해 내려온 여성 지지자도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린 뒤 안 후보는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과 담소를 나누며 "팬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우리나라 꼭 바꿔 달라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사직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세차를 사용하지 않고 뚜벅이 유세를 하는 이유'에 대해 "다른 지역 사람들까지 동원해서 모여 있는 게 어떤 의미가 있나. 저는 직접 시민 속으로 걸어 들어가서 시민 한분, 한분의 말씀을 듣는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직접 발로 구석구석 찾아뵙고 있다. 짧은시간이지만,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고, 그분들이 저와 나눈 이야기, 느낀 생각들을 주변 분들에게 알려주고 계신다"고 밝혔다. SNS와 입소문을 통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홍보를 활용한 셈이다.


또한 안 후보는 "시민들을 만나보면 볼수록 변화에 대한 열망이 정말 뜨겁다는 걸 느낀다. 이대로 그냥 갈 순 없다는 걸 많이 말씀하신다. 1번, 2번에서 2번, 1번 이렇게 반복돼온 악순환을 끊고 정말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면서 "저는 그 뜻을 받아들여서 반드시 개혁공동정부를 만들어 국민을 통합하고 개혁과제들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 후보는 사직구장에서 아내 김미경 교수, 딸 설희 씨와 '상봉'했다. 서울에서 대선 때까지 4박 5일 '가출'을 선포하고 온 안 후보는 자신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유세를 다니고 있는 김 교수, 설희 씨와 만나자 반가움에 부둥켜 안았다. 안 후보를 중심으로 나란히 서 만세를 했고,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김 교수를 꼭 닮은 설희 씨는 남색 남방과 청바지에 '녹색 스카프'를 두르고, '녹색끈'이 달린 운동화를 신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부산시 남포동 BIFF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배정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부산시 남포동 BIFF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배정한 기자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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