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오른쪽)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경남 마산과 진주를 찾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비판 발언을 쏟아 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홍 후보와 문 후보./종로=임세준 기자 |
[더팩트 | 마산·진주=오경희 기자] '문재인이냐, 홍준표냐.' 5·9 장미대선에서 경남 민심은 누구를 선택할까. 경남은 보수성향이 강한 곳으로, 두 사람 모두 이 지역 출신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안방이자 적진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경남지사를 지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영남·경남권에서 집중 유세를 펼치며 역전을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남 거제 출신의 문재인 후보는 3일 지방일정으로 경남 마산과 진주를 찾아 시민들과 지지자들에게 압도적 승리로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지층에서 이탈한 보수층이 홍 후보에게로 결집하고, 전날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터라 '홍준표 견제 및 대세론 굳히기'로 읽혔다.
실제 문 후보의 이날 마산(오후 4시30분)과 진주(오후 6시) 유세 메시지에서의 공격 타깃은 홍 후보였다. "우리 경남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후보" "도지사 하면서 하루아침에 아이들 급식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나마 있던 진주 의료원을 폐쇄해서 우리 도민들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주민소환, 부정부패, 막말, 여성 비하, 거짓말 등 여러분 더 말하면 입 아프다" "아무리 우리 동네 사람이라 해도 또 보수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여러분 창피하지 않습니까" 등등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경남 진주시 촉석로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진주=임영무 기자 |
문 후보는 "경남이 디비졌다"고 자신했다. 이를 보여주 듯 유세 현장엔 주최 측 추산 총 2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보수의 이념 논리는 이제 안 된다"며 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마산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만난 30대 후반의 직장인 여성 김모 씨는 "검찰개혁해야 한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잡아넣어야 한다"며 문 후보를 연호했다. 그러면서 "여기 분들은 60대 이상 분들은 대놓고 홍 후보를 지지한다고 할 수 없으니 겉으로는 '찍을사람 없다며 (투표)하지마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 지지자들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사퇴하지 않길 바란다. 짠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찍는다 하면 놀림받는다. 특히 토론회 너무 못하고, 검증 과정에서 부인 특혜 의혹과 딸 부분을 보고 문(후보가)이 아니면 차라리 유승민을 찍겠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유세 현장을 멀리서 지켜보던 40대 남성은 "문 후보에게 마음이 기울었다"면서 "새누리당한테 맡겨놨더니 이 지경이다. 홍준표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명확하게 녹조 원인이 나왔고, 진주의료원 폐쇄에다 급식으로 부모들 돈 걷어서 솔직히 돈 갚고 있는 거거든요. 안(후보)은 금수저라 정이 안간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광장에서 유세를 펼친 가운데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창원=임영무 기자 |
보수층으로 분류되는 60대 이상의 표심 변화도 감지됐다. 진주시 촉석로 거리를 지나던 62세 주부 이모 씨는 "보수정권이 얼마나 거짓된 이념논리를 펴왔나. 홍(후보)은 트럼프 흉내나 내고 그런 지지는 안된다. 안(후보)은 대통령 감이 아니다"고 말했다.
머리가 희끗한 80대 노신사 박모 씨는 "정권교체를 해야 하고 보수의 낡은 정치 몬(못)쓰고, 새로운 정치를 해야 대한민국이 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에는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박근혜(전 대통령)는 저 박정희 즈그(자기) 아버지 덕택이고, 지역 경기가 다 무너지고 바르게 하는 정치가 없다"고 꼬집었다.
또 "홍준표 그 사람은 비리도 있고 돼지발정제 문제도 있고 별로야. 유승민은 한다고 해도 힘들어. 바른정당이 자꾸 탈당하고 서로 갈라먹기 밖에 더 하나"라며 문 후보에 대해선 "문재인이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손 잡았던 것이 걸린다. 안보가 쪼매(약간) 걱정된다. 대북 외교 안보관을 폭 넓게 생각하면 지지할 만하다"고 말했다.
진주시를 찾은 문 후보의 유세 현장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85세 박 모 씨./진주=오경희 기자 |
후보 지지 표명을 꺼리던 50대 여성은 "민주당은 그냥 싫다. 차라리 할 말 시원하게 하는 홍(후보)이 더 낫다"고 귀띔하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5일 이틀간 전국 3507곳에서 사전투표를 실시한다. 여권, 주민등록증, 면허증 등을 지참하고 가까운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하면 된다. 통합선거인명부를 사용해 주소지나 거주지와 무관하게 전국 모든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