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바른정당 김성태·장제원 13명 탈당...'배웅' 안민석 "위장이혼 맞죠?"
입력: 2017.05.02 12:52 / 수정: 2017.05.02 15:38

권성동·황영철·장제원 등 바른정당 13명 의원은 2일 오전 탈당을 선언했다. /국회=변동진 기자
권성동·황영철·장제원 등 바른정당 13명 의원은 2일 오전 탈당을 선언했다. /국회=변동진 기자

[더팩트ㅣ국회=변동진 기자] 권성동 김재경 김성태 김학용 박순자 박성중 여상규 이진복 이군현 장제원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등 김무성계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2일 오전 탈당했다. 이들이 떠나는 길은 같은 당원 동지가 아닌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웅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태·황영철·김학용·장제원 등 탈당파 일부 의원들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 모여 탈당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복당, 홍준표 대선후보 지지선언에 대한 논의를 했다.

이들은 약 2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보수단일화를 통한 정권 창출'을 위해 바른정당을 탈당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해당 의원들은 유승민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이로써 바른정당은 지난 1월 24일 창당 이후 98일 만에 사실상 분당했다. 뿐만 아니라 당초 33명에서 이미 탈당한 이은재 의원을 포함해 14명 의원이 이탈, 의석수는 19석으로 줄었다. 즉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상실한 것이다.

여기에 '꼬끼오'로 잘 알려진 정운천 의원은 지난달 29일 장모상으로 이날 탈당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르면 3일 탈당을 선언한다. 그는 지역구인 전주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한국당 복당과 무소속 신분 둘 중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생각이다.

김성태 의원과 황영철 의원은 자유한국당 복당 신청과 함께 홍준표 대선후보 선거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정한 기자
김성태 의원과 황영철 의원은 자유한국당 복당 신청과 함께 홍준표 대선후보 선거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정한 기자

이와 함께 이들 13명 의원은 자유한국당 복당 신청 및 홍 후보 선거운동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성태 의원은 탈당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바로 자유한국당 복당한다"고 말했으며, 황영철 의원은 "우리가 지금까지 결정하고 행동한 것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 시점은 건강한 보수, 더 나아가서는 보수의 승리를 위해 과거에 대한 모든 아픔과 상처를 씻고 함께 가야한다는 게 국민과 지역의 많은 보수 지지자들 요구이다. 이 요구를 따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내 친박계 청산이나 개혁'과 관련 "상당히 많은 부분 해소됐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대선 승리를 위해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결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기자가 '지난 1월 탈당할 때와 (현재 자유한국당은) 달라진 점이 없다'고 지적하자 해당 의원들은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은 지난 3월 30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바른정당과 자유한당은 연대를 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이덕인 기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은 지난 3월 30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바른정당과 자유한당은 연대를 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이덕인 기자

무엇보다 현장의 이목은 탈당 의원들을 배웅한 사람이 더불어민주당의 안민석 의원이었다는 점이다. 안 의원은 김성태 의원과 악수를 나눈 후 <더팩트> 취재진에 "제가 뭐라고 했냐. 지난 3월에 위장이혼이라고 하지 않았냐"라며 "김 의원에게 그(위장이혼) 얘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실제 안 의원은 지난 3월 30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유한국당은 순실이당, 바른정당은 박쥐정당"이라며 "두 정당의 명분 없는 연대가 확실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100% 후보를 단일화를 할 것이다. 이것은 위장이혼이다. 겨울에 잠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부부"라고 주장했다.

물론 안 의원의 예언(?)이 100% 적중했다고 보긴 어렵다. 홍 후보와 유 후보가 단일화를 선언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창당 핵심 의원들이 대거 빠져나간 점을 고려하면 거의 적중했다고 정계는 해석하고 있다.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은 2일 성명서를 통해 당 잔류 및 유승민 대선후보를 끝까지 돕겠다고 선언했다. /더팩트DB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은 2일 성명서를 통해 당 잔류 및 유승민 대선후보를 끝까지 돕겠다고 선언했다. /더팩트DB

반면 구 새누리당 탈당 1호인 김용태 의원은 끝까지 당에 남아 유 후보를 돕겠다고 선언했다.

김용태 의원은 성명서를 내고 "동료 의원들이 탈당했다. 저는 탈당하지 않는다. 우리가 바른정당을 창당한 취지는 여전히 옳고 유효하다"며 "지금의 대선 가도에서는 힘에 부치고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뼈 아픈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보수를 세워야 한다는 역사적 과제는 여전히 바른정당의 몫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유 후보는 적법한 절차로 선출된 대선후보다. 그가 끝까지 대선을 완주하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구성원들은 그 뜻을 받아 들여야 한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정당민주주의"라며 "국민과 소통하면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보수를 재건하는 일에 미력이나마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일부 의원들의 집단 탈다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보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남윤호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일부 의원들의 집단 탈다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보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남윤호 기자

아울러 유 후보는 '13명 의원 탈당 발표'와 관련 "어렵고 힘든 길을 같이 가고 싶었는데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분들 심정을 이해한다"면서 "제가 부덕한 부분도 분명히 있었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저는 8일 자정까지 많은 국민들을 만나 제가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 제가 대통 되려는 이유, 대통령이 돼서 하고 싶은 일 등을 말씀드리고, 9일 국민의 선택 받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보수는 원칙과 헌법, 국가안보를 지키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이란 공동체를 따듯하게 만드는 그런 사명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처음부터 쉬운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렵지만 계속 그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온라인에선 탈당한 의원들에 대해 비난과 함께 유 후보에 대한 동정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누리꾼 jinw****는 "장제원 황영철 김성태 청문회 때 다 쇼였냐? 심지어 권성동 탄핵소추위원장이었다. 마지막에 국민의 진실이라면서 눈물 흘린 것도? 결국 기회주의자였네? 그게 니들이 말하는 진정한 보수? 유승민 너무 불쌍하네. 사표되더라도 유승민 찍어야겠다"고 해 3만 개에 육박하는 '공감'을 받았다.

이밖에 차라리 이 기회에 탈당하게 냅두고, 유승민은 끝까지 완주해서 의미 있는 득표율 보여줬음 좋겠다. 유승민 만큼은 정치권에서 매장당하는 거 보고싶지 않다. 앞으로 더 큰 인물로 키웠으면 좋겠다(hero****)" "끼리끼리 논다(rain****)" "정말 비극이다. 이번 대선은 왜 시작됐는가, 우리는 왜 박근혜를 탄핵했는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한마음으로 동참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들의 생각과 다른 그들은 점점 커져만 간다.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한지(ggap****)" 등의 댓글을 남겼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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