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안철수의 조커 '김종인 카드'…성공가능성은?
입력: 2017.05.02 05:00 / 수정: 2017.05.02 05:00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마지막 승부수로 김종인 조커 카드를 꺼내들었다. 1일 여의도는 김종인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의 발걸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마지막 승부수로 '김종인 조커' 카드를 꺼내들었다. 1일 여의도는 김종인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의 발걸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지지율 하락세에 빠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마지막 승부수로 '김종인 조커' 카드를 꺼내들었다. 안 후보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선을 그으며 독자적 위상을 부각하는 반면, 김종인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은 연대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보수층 유인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안 후보는 한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다 최근 더블스코어 차로 벌어졌다. 안 후보는 '대반전'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1일 발표된 미디어오늘·에스티아이 조사에서 문 후보가 46.0%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안 후보 19.2%, 홍 후보 17.4%, 심 후보 8.2%,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4.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30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8.5%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안 후보의 지지층 일부를 홍 후보가 가져가면서 '1강 2중 2약' 구도로 재편된 것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가 시작되는 3일 '깜깜이 선거'까지 앞두면서, 국민의당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대선판을 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과연, 김 위원장은 안 후보에게 '기적의 반전'을 선물해 줄 수 있을까. 여의도는 김 위원장의 여야를 넘나드는 '물밑 접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김종인 카드로 위기극복?…'안철수 중심 세결집' 시도

1일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김종인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은 이날 물밑에서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개혁공동정부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문병희 기자
1일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김종인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은 이날 물밑에서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개혁공동정부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문병희 기자

일단 여의도 안팎에선 김 위원장의 등판이 '사후약방문'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제 아무리 뛰어난 김 위원장을 데려 왔어도, 반문(반문재인)연대 성사와 같은 근본적인 구도 변화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현재 판세가 뒤집히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 보수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하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두 자릿수 득표율로 문 후보의 지지층 상당부분을 가져갔을 때만 뒤집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동물적 감각으로 '반문연대'를 성사시켜 안 후보를 극적으로 당선시킬 것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5년간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는 '불패신화'를 만들었다. 2012년 새누리당이 당명까지 바꾸고 고전할 때 과반의석을 넘기는 결정적 공을 세웠다. 또, 지난해 총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등판해 '원내 1당'을 만들었다.

안 후보가 '불패신화' 김 위원장을 제대로 된 조커로 활용하려면,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쥐어주고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대선후보에게 통합내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홍준표, 유승민 후보를 만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 '세결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대선후보에게 통합내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홍준표, 유승민 후보를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홍 후보나 유 후보 모두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팩트DB
김 위원장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대선후보에게 통합내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홍준표, 유승민 후보를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홍 후보나 유 후보 모두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팩트DB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최소한 3~4일 내 전격적인 타협 없이 안 후보가 지금처럼 '김 전 대표가 공동정부를 만들테니까 보수들은 알아서 와서 나를 찍어주세요'라고 한다면 승산이 없다"면서 "'정치쇼'를 넘어 정말 진정성 있게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패권주의자들에게 정권을 넘겨주면 안되는 절박함'을 보여주지 않으면, 오는 9일 결과는 안 후보는 홍 후보에게 2위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현재 안 후보가 문 후보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보수유권자들이 안 후보에게 전략적으로 표를 주는 거다. 그런데 홍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안 후보와 싸우는데, 중도보수 유권자들이 애써서 안 후보를 뽑을 이유가 없지 않나. TK(대구경북) 정서가 보름 전만해도 '홍찍문'이었지만, 현재는 '안찍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김 위원장은 이날에 이어 2일도 물밑에서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개혁공동정부'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 측근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같은 날 "김 위원장은 위원장직을 수락하기 전부터 진행해온 개혁공동정부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일부 진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모든 일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정당한 선택을 돕기 위한 일이며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安, 남은 변수 주력…'숨은표'를 모아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일 인천광역시 신세계백화점 광장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사례를 설파하며 변화해야 한다고 외쳤다. /배정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일 인천광역시 신세계백화점 광장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사례를 설파하며 "변화해야 한다"고 외쳤다. /배정한 기자

양강구도가 무너졌지만 국민의당은 대선 승리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 선거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4·13 총선을 들곤 한다. 공직선거법상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여론조사 결과보다 실제 정당득표율이 2배 가까이 높았다.

지난해 총선 당시 한국갤럽이 여론조사 공표기간 직전인 4월 4~6일 전국의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14%였다. 그러나 이후 '깜깜이 선거' 기간을 거쳐 나온 실제 투표결과에서 국민의당의 정당 득표율은 26.7%였다.

특히 안 후보는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에서 여론조사 공표 전에 여론조사 지지율이 30%대 중후반에 머물렀지만 총선에서는 52.3%의 득표율을 올리기도 했다.

안 후보 자신 역시 요즘 미국의 '트럼프 vs 힐러리' 구도에서 판세를 뒤집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사례를 자주 언급하며, '깜깜이 선거'에서 숨은표를 끌어들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양강구도가 무너졌지만 국민의당은 대선 승리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 선거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안 후보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미관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양강구도가 무너졌지만 국민의당은 대선 승리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 선거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안 후보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미관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안 후보의 절박함은 같은 날 인천 유세에서도 반영됐다. 안 후보는 이날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광장에서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다. 그대로 있다가는 모두 죽는다,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트럼프를 당선시켰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기득권 양당 중에 한 정당이 허물어졌다고 또 다른 정당을 뽑아서 옛날 그대로 머물러야 하는가. 안 된다. 변화해야 한다"고 외쳤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본부장인 김영환 최고위원 역시 샤이보수의 '숨은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김 최고위원은 1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지난해 총선과 안 후보 노원병 당선 결과를 예로 들며, "현재 숫자놀음에 불과한 여론조사가 표심과 선거운동에 영향을 주는 무지막지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대선은 지난 총선의 '재판'이다. 15%의 묻힌표가 있다고 단언한다. 우리는 지금 문 후보가 아닌 여론조사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깜깜이 선거에서 민심은 여론조사의 영향을 받지 않고 차분히 누구를 뽑을 것인가 결정하리라 본다. 3일 이후 본격적인 민심 이동이 시작되고,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면서 "25% 정도의 무당층이 있고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동층이 약 30%가량 있기 때문에 현 판세에서 30~40%가 유동적이라고 보고 있다. 얼마든지 추월 가능하다고 보고 승리의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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