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왼쪽)는 13일 진행된 합동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확 돌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오른쪽 위)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홍 후보의 발언을 인용 및 응용한 공세를 펼쳤다. /남윤호 기자,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할 수 있는 TV토론에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를 방증하듯 TV토론이 진행되는 때는 물론 이튿날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는 토론에 참여한 후보들의 이름과 토론에서 '핫'했던 키워드가 가득 채워져 있다.
'세탁기'부터 '갑철수'까지. 국민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진지한 토론 분위기를 일순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한 후보들의 어록을 세 가지 꼽아봤다.
◆ "고장 난 세탁기 아니었나?" 홍준표 vs 유승민·심상정
대선후보들의 첫 합동토론에서 가장 많이 화두에 오른 키워드는 '세탁기'였다. 13일 진행된 토론회의 초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확 돌리겠다. 1년만 돌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후보들은 정책검증에서 홍 후보의 '세탁기' 발언을 인용 및 응용해 공격에 나섰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홍 후보의 대통령 자격에 대해 이야기하며 "(홍 후보는) 형사 피고인인데, 많은 국민은 홍 후보도 세탁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홍 후보를 비판한 내용이다. 홍 후보는 "이미 들어갔다 나왔다"고 받아쳤다.
유 후보에 이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홍 후보가 세탁소에 다녀왔지만, 그건 고장 난 세탁기가 아니었나"라고 공격에 가세했고, 홍 후보는 "우리집 세탁기는 삼성 세탁기"라고 답해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후 홍 후보에게는 세탁기라는 별명이 붙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홍준표 세탁기'를 제작해 당사에 비치하고, 유세현장에서 공개하는 등 세탁기 발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오른쪽)는 지난 23일 TV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등을 질문해 화제를 모았다. /국회사진취재단 |
◆ "제가 갑(甲)철수입니까? MB 아바타입니까?" 안철수 vs 문재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3일 KBS TV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갑작스러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수차례 "무슨 말씀이시냐"며 되물었고, 안 후보는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안 후보는 "이게 민주당의 네거티브 문건"이라며 민주당 지역위원장에게 네거티브를 지시했다는 논란을 부른 서류를 들어보였다. 해당 문건에는 안 후보의 검증 및 네거티브 공세 지침이 담겨 있다.
안 후보는 "국회에서 교문위와 환노위를 열고 모두 다 투명하게 검증받는 것이 옳다고 본다. 내일 상임위를 연다고 약속해주시겠느냐"고 요청했으나 문 후보는 "나는 이미 다 검증됐으니 안 후보도 열심히 해명하라"며 거절했다.
또 안 후보는 토론 후반부에 문 후보를 향해 "내가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바타'냐. (나는) 지난 대선 때 후보를 문 후보에게 양보했다"며 "이명박 정권이 연장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내가 MB 아바타인가"라고 재차 질문했다.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말도 있다. 아니면 아니라고 본인이 해명하라. 나를 보고 정치를 하지 말고 국민을 바라보고 하라"고 지적했고, 계속되는 안 후보의 "MB 아바타가 아니라고 확인해주는 거냐"는 물음에 "그렇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심상정 후보(오른쪽)는 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는 유승민 후보(왼쪽)에게 "굳세어라, 유승민"이라며 응원의 뜻을 밝혔다. /국회사진취재단 |
◆ "굳세어라, 유승민!" 심상정의 응원 메시지
25일 진행된 JTBC TV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나머지 네 후보에게 유 후보와 안 후보, 홍 후보의 단일화 추진에 대한 질문을 했다. 논쟁의 중심에 있는 유 후보는 "단일화는 없다. 후보 동의 없이는 그렇게 안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와 홍 후보에 차례로 물었으나 두 사람 역시 "그럴 일 없다"고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홍 후보는 "그런 걸 왜 묻냐, 나는 생각도 없다. 바른정당의 존립이 문제가 되니 살아보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 유 후보에 적대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문 후보는 마지막으로 심 후보에게 제3자로서 입장을 물었다. 심 후보는 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는 유 후보를 향해 "굳세어라, 유승민!"이라고 외친 뒤 "우리 유 후보가 뜻한 대로 보수 세력을 밀어내고 따뜻하고 건전한 보수를 세우는 데 열심히 주도적으로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