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마크맨' 25시] 거세지는 동남풍, 아직 배고프다?
입력: 2017.04.28 04:00 / 수정: 2017.04.28 04:0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6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연설하기 전 미소를 짓고 있다. /대구=신진환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6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연설하기 전 미소를 짓고 있다. /대구=신진환 기자

'장미 대선'이 시작됐습니다. 5월 9일 국민은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이번 선거는 기간도 짧을 뿐만 아니라 후보도 많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물론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주요 대권주자입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취재 기자들도 바빠집니다. 후보들과 함께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후보들과 일정을 함께하는 기자를 '마크맨'이라고합니다. <더팩트> 기자들도 각 후보별 마크맨들이 낮밤없이 취재 중입니다. '마크맨 25시'는 취재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가감없이 풀어쓰는 코너입니다. 각 후보 일정을 취재하며 마크맨들은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취재를 했을까요? <편집자 주>

[더팩트ㅣ대구·구미=신진환 기자] 또다시 대구행이다. 26일 오후 서울역발 동대구행 KTX에 몸을 실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대구 유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취재를 위해 생애 처음으로 대구에 발을 디딘 이후 올해에만 벌써 3번째다. 지난 4일과 14일 그리고 오늘. 생전 가볼 일이 없었던 대구를 한 번에 몰아서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다 홍 후보 덕분이다.

시속 30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쏜살같이 달린 KTX 덕분에 버스보다 수월하게 대구에 도착했다. 곧장 서문시장으로 향했다. 땅거미가 질 무렵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대구대첩'이란 구호 아래 열린 대구 거점 유세가 흥행 조짐을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은 점점 불어났고, 홍 후보가 도착하는 오후 8시에는 서문시장 입구부터 폭 20여m의 시장 주도로에 시민들이 200m가량 길게 늘어설 정도였다. 주최측 추산 1만여 명이다. 그동안 홍 후보를 밀착 마크하면서 본 것 중에 가장 많은 시민이 모였다.

인산인해를 이룬 시민들을 보니 그동안 대구·경북(TK) 지역에 공들인 홍 후보의 노력이 빛을 발한듯싶었다. 대선이 보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상승 기폭제가 터진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보수의 심장' 대구 민심이 홍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것만 같았다.

서문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홍 후보의 표정은 상당히 고무돼 있었다. '이제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그동안 유세 현장 등에서 "동남풍이 불어야 한국당이 이긴다"고 주장해왔다. 일관되고 집요하게. 때문에 수많은 인파가 들어선 것을 보면서 자신의 기반인 영남권(동남권)에서 '동남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을 체감하지 않았을까.

여세를 몰겠다는 것인지, 홍 후보는 "선거 전날까지 대구에 두 번 더 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대구에 또 내려오겠구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7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광장 앞에서 거점 유세를 펼친 가운데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구미=신진환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7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광장 앞에서 거점 유세를 펼친 가운데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구미=신진환 기자

다음 날 오전. 경북 구미시 구미역 광장에서도 홍 후보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평일 오전임에도 300여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홍 후보에 대한 TK 민심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TK 지역에서 유세할 때면 다른 지역보다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홍 후보는 아직 배가 고픈 모양이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TK에서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호남처럼 90% 달라는 소리는 못한다"며 "그렇지만 TK의 아들을 80%만 해주면 홍준표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전이 반환점을 돌면서 자신감이 더 붙은듯했다. "지난 3월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13일 만에 당내 후보가 되었다"면서 "지금 거의 한 달 만에 뒤집기를 시작한다. 이제부터 시작해서 열흘 만에 판을 뒤집어 보겠다. 내가 꼭 뒤집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호언대로 동남풍을 타고 청와대에 입성할지 주목된다. 그나저나 경상도 사투리가 이제 제법 익숙하게 들린다. TK야, 또 올게….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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