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협 인터뷰] 문재인, 질문에 '웃음' 언론 문제엔 '진중' (종합)
입력: 2017.04.27 19:43 / 수정: 2017.04.27 19:4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캔싱턴호텔에서 열린 (사)한국인터넷신문협회 i포럼 주최 제19대 대통령후보 초청 릴레이 인터뷰에 참석했다. /여의도=배정한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캔싱턴호텔에서 열린 (사)한국인터넷신문협회 i포럼 주최 '제19대 대통령후보 초청 릴레이 인터뷰'에 참석했다. /여의도=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여의도=윤소희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진행된 '대통령후보 초청 릴레이 인터뷰'에 참석했다. 문 후보는 전형적이지 않은 질문에 웃음을 짓는가 하면, 기울어진 언론 환경을 꼬집으며 진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릴레이 인터뷰는 주최 측인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의 기자 다섯 명이 각자의 키워드에 맞춘 질문을 하고 답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의 주제는 '걱정말아요 대한민국, 희망·위기·안전·소통·미래를 묻다'였다.

첫 질문자 <아주경제> 박원식 기자는 부동산 정책 등을 묻기 위해 '휴거'라는 신조어를 사용했다. '휴거'를 알아듣지 못한 문 후보는 의미를 되물었고, 임대주택 거주자를 비하하는 단어임을 알게 되자 쓴웃음을 지었다.

문 후보의 웃음이 터진 건 네 번째 질문자 <후크바이럴> 브라이언 크리에이터의 질문이 왔을 때였다. 브라이언은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광화문 대통령 시대 공약을 이야기할 때 퇴근길에 남대문 시장에서 시민들과 소주를 나누겠다고 했다"며 "와인을 마실 것 같은 외모인데 나중에 남대문 시장에 가면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큰 웃음을 보이며 "나는 토종에 촌놈 기질이 있다"며 '셀프디스'를 하고 "음식은 한식, 특히 된장찌개를 좋아한다. 술은 우리 소주와 막걸리를 즐긴다"며 소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인터뷰를 마친 뒤 기자들의 테이블을 찾아 한 사람씩 인사를 나누고 행사장을 떠났다. /배정한 기자
문재인 후보는 인터뷰를 마친 뒤 기자들의 테이블을 찾아 한 사람씩 인사를 나누고 행사장을 떠났다. /배정한 기자

문 후보는 인터뷰를 마치고 "인터넷 신문과 시간을 보내니 재미있기도 하지만 또 새로워서 긴장도 많이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인터넷 신문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모르지만, 언론 야당으로 보이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언론 환경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내가 그런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인터넷 매체 덕분"이라며 "그동안 언론의 불공정함에도 공정을 많이 회복시켜준 인터넷 매체 분들께 감사 말씀드린다"고 인터뷰 소감을 밝혔다.

문 후보는 소감을 마무리 짓고 한 마디를 덧붙이겠다고 나섰다. 문 후보는 "세종대왕을 리더십 모델로 든 건 가장 성군인 이유도 있지만 5개월 동안 17만명의 백성들에게 의견을 들은 인물이라는 점"이라며 "국민과 소통하고 눈을 맞추고 그 속에서 아픔을 껴안고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내가 꼭 하고 싶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행사가 끝나고 기자석 테이블을 돌며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눈 뒤 다음 일정으로 떠났다.

문재인 후보는 전형적이지 않은 질문에 웃음기를 보이는가 하면, 기울어진 언론 환경을 꼬집기도 했다. /배정한 기자
문재인 후보는 전형적이지 않은 질문에 웃음기를 보이는가 하면, 기울어진 언론 환경을 꼬집기도 했다. /배정한 기자

다음은 문 후보의 릴레이 인터뷰 일문일답.

키워드=희망 / '휴거(임대주택 거주자)'라는 말을 들어봤나?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새 정부에서는 어떤 정책으로 차별성을 주고 희망을 줄 건가? <아주경제> 박원식 기자

- 나는 가난한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운 과정을 다 극복하고 변호사가 됐지만 혼자 잘 사는 길을 택하지 않고 인권 변호사가 됐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불평등, 불공정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부모의 부와 가난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대물림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 부동산 정책에서 새로운 주택을 공급해서 늘려나가는 건 이제는 맞지 않다.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가운데 가장 많기 때문에 가구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임대주택을 내놓을 예정이다.

키워드=위기 /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다. 최근 미세먼지가 심각한데, 지난번에 대책을 발표했으나 와 닿지 않고 좀 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반응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더팩트> 오경희 기자

- 구체적인 대책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거다. 국내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중단하고 친환경 발전소로 대체해나가겠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정상회담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두 번째는 미세먼지에 대해 예보하고, 일정한 농도에 오르면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발령하겠다. 학교와 복지시설 등에 미세먼지 측정 시설을 설치하고 실외 활동을 자제시키는 장치를 갖추겠다.

문재인 후보는 릴레이 인터뷰에서 부동산과 미세먼지, 사회 양극화, 광화문 대통령 시대, 언론 환경에 대한 대책을 밝혔다. /배정한 기자
문재인 후보는 릴레이 인터뷰에서 부동산과 미세먼지, 사회 양극화, 광화문 대통령 시대, 언론 환경에 대한 대책을 밝혔다. /배정한 기자

키워드=안정 / 사회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국민 소득 증대와 비정규직도 해결해야 한다. 박근혜식 성과연봉제를 비판한 적도 있는데? <프레시안> 김윤나영 기자

- 양극화를 해결하는 출발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거다. 일자리는 민간기업이 만드는 거지만 지금까지는 실패해왔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노동 시간 단축도 특히 중요하다. 중소기업에서 2명을 정규직 채용을 하면 세 번째에는 임금을 전액 지원하며 고용을 독려할 예정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가 적어도 80% 수준까지 좁혀지게 노력하겠다. 박근혜식 성과연봉제는 반대한다.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 평가에서 임금 격차를 줄이고 성과를 배분하는 걸 전문가들과 함께 찾아야 한다.

키워드=안정 / '광화문 대통령 시대' 공약을 이야기할 때 "퇴근길에 남대문 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소주 한 잔 나눌 수 있는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와인을 마실 것 같은 외모인데, 나중에 남대문 시장에 가면 만날 수 있는가? <후크바이럴> 브라이언 크리에이터

- 나는 토종에 촌놈 기질이 있어 음식도 한식, 그중에 된장찌개를 좋아한다. 술은 소주와 막걸리를 즐긴다. 남대문 시장뿐만이 아니라 광화문 광장에서도 만나겠다. 예고를 하면 경호 문제가 생길 것 같고 불쑥 찾아가는 형태면 얼마든지 부담과 위험 없이 할 수 있을 듯하다. 남대문 시장에서 상인들을, 광화문 광장에서 젊은이들을 만나고 싶다. 더 나아가서 무등산과 팔공산, 금정산 등에서 시민들과 함께 산행도 하고 싶다.

키워드=미래 / 신문법은 종이 신문과 인터넷 신문이 같이하게끔 돼 있는데, 변화하는 언론과 미디어 환경에 대한 대응책을 갖고 있는가? <보안뉴스> 권준 기자

- 이건 질문을 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해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언론이 발전하며 많은 인터넷 신문이 만들어졌다. 여전히 인터넷 신분은 종이신문의 하위인 것처럼 인식되는데, 하나의 독자적인 새로운 언론, 독자적인 산업으로 다루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 체계를 갖추도록 하겠다.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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