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마크맨' 25시] 자체 여론조사 결과는 다르다? 과연 맞을까?
입력: 2017.04.25 08:00 / 수정: 2017.04.25 08:0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24일 춘천 유세에서 지금은 언론도 여론조사기관도 왼쪽으로 반쯤 넘어갔다며 우리가 조사하는 여론조사와는 판이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0일 홍 후보가 인천종합터미널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임세준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24일 춘천 유세에서 "지금은 언론도 여론조사기관도 왼쪽으로 반쯤 넘어갔다"며 "우리가 조사하는 여론조사와는 판이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0일 홍 후보가 인천종합터미널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임세준 기자

'장미 대선'이 시작됐습니다. 5월 9일 국민은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이번 선거는 기간도 짧을 뿐만 아니라 후보도 많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물론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주요 대권주자입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취재 기자들도 바빠집니다. 후보들과 함께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후보들과 일정을 함께하는 기자를 '마크맨'이라고합니다. <더팩트> 기자들도 각 후보별 마크맨들이 낮밤없이 취재 중입니다. '마크맨 25시'는 취재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가감없이 풀어쓰는 코너입니다. 각 후보 일정을 취재하며 마크맨들은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취재를 했을까요? <편집자 주>

[더팩트ㅣ원주·구리=신진환 기자] 지난 주말, 당직과 TV 토론회까지 챙기는 바람에 쉰 것 같지 않은 주말이 금세 지나갔다. 언제나 그렇듯 '헬요일'로 불리는 월요일 아침이 밝았다. 그래도 오늘(24일)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찾는 장소가 강원과 수도권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회에서 출발하는 기자단 버스의 출발 시각도 7시 30분으로 여유로운 편이었다. 장거리 지방 일정이 있으면 동이 트기도 전에 국회에 도착한 적도 있는데, 그런 상황은 면한 셈이다. 30대인 필자도 체력적으로 부침을 겪는 마당에 '60대인 홍 후보는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홍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 강원 원주 의료기기테크노벨리에서 강원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지원하고 강원권 경제활성화를 위한 광역교통망을 완성하겠다는 등을 내걸었다. 곧바로 의료기기 업체와 간담회를 마친 뒤 유세 현장으로 이동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4일 강원 원주시 중앙동 중앙시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원주=신진환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4일 강원 원주시 중앙동 중앙시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원주=신진환 기자

홍 후보를 다시 만난 장소는 호반의 도시 춘천이었다. 그가 찾을 중앙시장에는 유독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이 많아 보였다. '태극기 집회'에 적극 참여한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이 순간 떠올랐다. '우우우 우우~ 우우우 우우~' 드라마 '모래시계' 배경음악이 흘러나왔다.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주인공 검사의 모티브가 바로 홍 후보다.

그는 자리에 모인 시민들과 악수한 뒤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할까'라는 생각이 든 찰나, '한반도 안보 위기설'을 꺼냈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대충 짐작이 갔다. 지난 일주일 동안 홍 후보의 연설은 대동소이했기 때문이다. 하도 많이 들어서 익숙하다 못해 대충 외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홍 후보가 연설에서 자주 사용하는 핵심 단어는 '안보' '북한' '핵항모 칼빈슨호' '핵실험' '친북좌파' '강남좌파' '문재인·안철수·박지원' '개성공단' '대북송금' '김정은' '기울어진 운동장' '여론조사' '보수우파' '검사·국회의원·원내대표·당대표' '민노총' '전교조' '강성귀족노조' '보궐선거' 등을 꼽을 수 있다.

연설 내용의 큰 틀은 한반도 정세 불안 등 안보 문제→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북 지원 및 문재인·안철수 후보 비판→여론조사 불신→경남도지사 업적 및 불우했던 어린 시절(선택적)→지지 호소로 짜여 있다. 물론 매번 연설에서 이러한 차례는 아니더라도 뼈대는 큰 차이가 없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4일 경기 구리시 돌다리사거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구리=신진환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4일 경기 구리시 돌다리사거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구리=신진환 기자

홍 후보는 역시나 여론조사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지금은 언론도 여론조사기관도 왼쪽으로 반쯤 넘어갔다"며 "우리가 조사하는 여론조사와는 판이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3월 18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는데 그때도 8%였는데, 지금도 8%다"며 변동 폭이 적은 점을 문제 삼았다.

경기 구리시 돌다리사거리에서 한 연설에서도 마찬가지다. 홍 후보는 춘천 유세에서와 거의 똑같이 언급한 뒤 "자기들 마음대로 그런 식으로 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 안 믿는다"고 말했다.

홍 후보의 견해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 지난 4·13 총선에서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대부분이었는데, 실제로는 과반 의석에 한참 못미쳤다. 맹신할 순 없지만, 또 무시할 수도 없는 게 여론조사다. 물론, 선거 과정 중 변수가 많고 그만큼 민심을 제대로 수치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기도 하다.

홍 후보가 여러차례 연설에서 자체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승리를 자신하는 것은 그만한 까닭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유독 자체 여론조사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다를까 하는 의문도 든다. 대체 어떤 여론조사가 맞는 걸까? 5월 9일, 그 결과가 궁금해지는 하루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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