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사진)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 기재된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북한에 물어본 뒤 기권하자는 태도를 보였다'는 내용으로 논란이 일자 반박에 나섰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논란'이 21일 '5·9 장미대선 레이스'에서 또다시 불거졌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에 회고록에 기재된 2007년 참여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에서 문 후보가 국가정보원을 통해 북한의 반응을 알아보자는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다.
송 전 장관은 21일 중앙일보를 통해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북한으로부터 연락받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며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남측이 진심으로 10·4선언(2007년 10월 4일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 이행과 북과의 관계 발전을 바란다면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남측의 태도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는 내용이 쓰여있다. 송 전 장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해외 정보망을 통해서가 아닌 북한에게 직접 메시지를 받았다는 증거가 된다.
논란이 불거지자 문 후보 측은 "북한에 직접 물어보자는 게 아니라 국정원의 해외 정보망을 통해 북한의 반응을 판단해봤다는 게 취지"라고 받아쳤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1일 오전 브리핑에서 "송 전 장관 관련 보도의 핵심쟁점은 '노 전 대통령이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한 기권 결정을 2007년 11월 16일에 결정했는지, 아니면 북한에 물어보고 난 이후에 결정했는지'이다"라며 "분명한 것은 대통령이 주재한 11월 16일 회의에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을 노 전 대통령이 결정했다. 기권 결정 이후 북에 우리 입장을 통보했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문 후보가 청와대 비서실장 당시인 2007년,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표결할 때 국가정보원을 통해 북한에 먼저 물어본 뒤 기권하자는 태도를 보였다'고 기술했다. /서울신문 제공, '빙하는 움직인다' 표지 |
문 후보 역시 이날 오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간담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송 전 장관이 제시한 문서가 북쪽에서 온 거라면, 거꾸로 국정원이 그에 앞서 보낸 전통문 역시 국정원에 있을 거다. 국정원이 그걸 제시하면 이 문제는 깨끗하게 다 증명될 것"이라고 설명한 뒤 "송 전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번 일은 지난 대선 NLL과 같은 제2의 북풍공작이자 비열한 색깔론 같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대해 대선후보들은 문 후보의 안보관과 거짓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국민의당 선대위 김유정 대변인은 21일 오전 "송 전 장관이 오죽 답답하고 억울했으면 당시 상황을 기록해 둔 메모지까지 공개하며 발끈했겠는가"라며 "문 후보가 더는 대선정국을 거짓말로 물들이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거짓말하는, 안보 관련해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하지 않는 분에게 국군통수권을 맡길 수 있나"라며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건 어렵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송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발간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문 후보가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지내던 지난 2007년,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표결할 때 국가정보원을 통해 북한에 먼저 물어본 뒤 기권하자는 태도를 보였다'고 기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