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내가 안보 대통령" 문재인 vs 안철수, '주적 공방' 활활
입력: 2017.04.21 05:00 / 수정: 2017.04.21 05:00
20일 이번 장미대선의 최대 라이벌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북한=주적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문 후보(왼쪽)와 안 후보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0일 이번 '장미대선'의 최대 라이벌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북한=주적'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문 후보(왼쪽)와 안 후보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 | 강원·서울=오경희·서민지 기자] '5·9 장미대선'의 최대 라이벌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 '안보 경쟁'이 '북한=주적(主敵·주된 안보위협국)' 공방으로 번졌다.

두 후보와 양 진영은 19일 제2차 TV토론에 이어, 20일 본격적으로 '주적 공방'을 벌였다. 전날 TV토론에서 문 후보가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질문에 "국방부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대답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이 '주적 공방'의 시작이다.

두 사람은 최근 '야권' 후보인 만큼, 중도 보수층 외연확장을 위해 "안보 대통령"을 천명하며 '우클릭'을 시도하고 있다. 확장하려는 지지층이 겹치는 데다가, 연이은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북한=주적'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 "국가지도자 자격없는 발언" 문재인, 정면돌파 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강원 춘천시 중앙로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원=배정한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강원 춘천시 중앙로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원=배정한 기자

문 후보는 TV토론 후 하루아침에 '주적 공격 대상'이 됐다. 안보관과 관련된 집중 공세를 받게 된 문 후보 측은 '불안한 안보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부심했다.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은 브리핑에서 "국방백서에 주적개념이 들어 있다는 것은 명백하게 사실이 아니다"면서 국방백서에서 지난 2004년 주적 개념은 삭제됐고, 2008년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쓴다는 점을 거론했다.

박 공보단장은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해 군사적으로 북한이 적인 것은 맞지만 동시에 우리 헌법 4조는 북한은 평화통일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안보관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색깔론에 가까운 정치공세"라고 규정했다.

문 후보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그는 같은 날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제37회 장애인의 날 강원도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으로 하여금 북한을 공개적으로 주적으로 천명하도록 하는 건 국가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는, 잘 모르는 발언"이라고 안 후보와 유 후보를 비판했다.

문 후보는 "북한을 국방백서에서 주적이라고 규정했던 것은 과거의 일"이라면서 "지금 남북관계가 엄중해졌고, 북핵위협이 실질화됐기 때문에 북한을 '직접적 심각한 위협이다' '적이다'라고 국방백서에서 다룰 뿐이다. 유 후보가 국방위원장을 했던 사람인데 명백하게 사실과 다른 것을 전제로 그런 질문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과 우리는 복합적인 관계"라면서 "군사적으로 우리와 대치하고 위협이 되는 적이 분명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헌법에 의해 평화통일을 해야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 "당연히 北은 주적이지!" 안철수 측, 文 안보관 지적

안철수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을 향해 유세를 펼치고 있다. /남대문=문병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을 향해 유세를 펼치고 있다. /남대문=문병희 기자

안 후보는 같은 날 오전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서 "문 후보(전날 주적 발언에)에 동의 못 한다"면서 유 후보의 '안보 공세'에 힘을 실었다.

안 후보는 "남북 대치 국면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주적"이라고 못박은 뒤, "국방백서에도 주적으로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박지원 대표도 합세해 문 후보의 안보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엄연히 국방백서에는 주적이 북한"이라면서 "문 후보가 주적에 답변을 못하는 것은 안보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박 공보단장이 국방백서에 '주적'이 삭제됐다는 주장과 관련해, "문 후보와 민주당은 주적개념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고 자신들이 과거에 무슨 말을 했는지부터 살펴보기 바란다"면서 "민주당은 지난 2010년 12월 28일 서면브리핑에서 국방백서의 '주적'과 '적' 표현에 차이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손금주 선대위 수석대변인 또한 "문 후보는 '주적'이란는 단어가 있어야 '주적'인 것이냐"라면서 "문 후보는 말장난으로 논점을 흐리지 말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한 안보관을 먼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변인은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의 도발과 핵실험 등으로 어느 때보다 위협받고 있다. 국군 통수권자와 집권여당이 북한의 정권과 북한 군부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어떻게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겠는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어떻게 믿고 맡길 수 있겠나"라고 문 후보의 '불안한 안보관'을 비판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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