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안찍박' 걸려들라…안철수 선대위 시작부터 '잡음'
입력: 2017.04.13 03:00 / 수정: 2017.04.13 03:00

안철수(왼쪽 두 번째)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대선 베이스캠프인 국민선거대책위원회가 12일 발족했다. /손학규 페이스북
안철수(왼쪽 두 번째)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대선 베이스캠프인 국민선거대책위원회가 12일 발족했다. /손학규 페이스북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대선 베이스캠프인 국민선거대책위원회가 12일 발족했다. 경쟁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보다 출발이 늦은 데다가, 시작부터 잡음까지 생겨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 직후 5·9 대선을 지휘할 안 후보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박지원 당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선임했다. 그러나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주장하는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 상왕된다)' 프레임에 걸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박 대표에 대한 '2선 후퇴' 요구가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 '투톱' 외 선대위 면면…김성식, 전략·메시지 핵심역할

12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국민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은 박지원(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맡게 됐다. /남윤호 기자
12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국민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은 박지원(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맡게 됐다. /남윤호 기자

선대위 총관선거대책본부장에 선임된 장병완 의원(3선)은 같은 날 국회에서 선대위 구성을 발표하고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안 후보의 뜻을 담아 선대위 명칭을 '국민선대위(국민캠프)'로 정한다"고 말했다.

공동선대위원장엔 내부인사인 주승용 원내대표, 천정배 전 원내대표, 정동영 의원,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임명됐다. 외부인사로는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추천위원장이었던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와 한국비트코인거래소 김진화 코빗 이사를 영입했다.

총괄부본부장엔 김성식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안 후보 비서실장엔 최경환 의원, 수석대변인엔 손금주 의원, 대변인은 김경록·김재두·김유정이 맡는다. 고문단은 권노갑, 정대철, 정균환, 김옥두 전 의원 등 원로그룹이 함께한다. 종합상황실장은 김광수 의원, 수석부실장은 홍승태 전 당무혁신기획단장이 맡았다.

총괄선거대책본부장 산하에는 9개의 본부가 있다. 총무본부장에 김삼화 의원, 조직본부장에 유성엽 의원, 직능본부장에 조배숙 의원, 정책본부장에 김관영 의원, 홍보본부장에 김경진 의원, 미디어본부장에 김영환 최고위원, 뉴미디어본부장에 이언주 의원, 유세본부장에 문병호 최고위원이 임명됐다. 전략본부장은 김성식 의원이 겸임하게 됐다. 김 의원은 전략과 메시지 등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후보 직속으로 특보단, 미래준비본부, 평화로운 한반도본부가 있다. 특보단장엔 김동철 의원, 수석부단장에 김중로 의원, 조직특보에 박양수 전 의원이 임명됐다. 외부인사로는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장에 조영달 서울대 교수, 좋은일자리위원회 위원장에 최영기 한림대 교수, 문화미래준비위원회 위원장에 엄용훈 삼거리픽처스 대표가 들어왔다. 평화로운한반도본부 본부장엔 최상용 전 주일대사, 이성출 전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 '안찍박' 프레임 걸려들라…安측근들 "朴 2선후퇴" 주장

문병호(가운데)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에게 백의종군 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문병호(가운데)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에게 "백의종군 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이날 선대위 인선을 확정하기 전 진통이 많았다. 우선 박 대표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홍준표 한국당 대선후보가 주장하는 '안찍박' 프레임에 걸려들어 TK(대구경북)의 지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도보수층을 껴안아야 할 숙명을 지닌 안 후보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또한, 홍 후보와 더불어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내세운 "적폐세력과 연대" 프레임은 물론 보수와 진보 양측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 후보의 위험부담도 커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박 대표의 '2선 후퇴론'이 공개적으로 터져나왔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안 후보 측으로 분류되는 문병호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박지원 대표는 이번 선대위에 참여하지 말고 백의종군 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황주홍 최고위원도 "문병호 최고위원의 충정 어린 직언을 100% 지지한다"면서 "박지원 대표는 늘 선당후사를 강조했다. 몸소 실천하실 최적기라고 판단한다"고 거들었다.

문 최고위원과 황 최고위원의 뼈 아픈 지적에 박 대표는 어두운 표정으로 도중에 자리를 떴다가 5분 만에 돌아왔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박 대표는 "안 후보와 손학규 의장은 외부, 나는 당 내부를 주로 맡겠다. 후보와 함께 사진 찍히는 일이 없겠다"라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선대위원장단 구성 과정에서 경선 주자였던 손 전 대표와 박 부의장, 또 17대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의원을 축으로 당내에선 다소 신경전도 있었다. 당초 오전 당에서 선대위를 발표할 때 박 부의장과 정 의원은 이름만 올리고 '유보'로 표기돼 있었고, 오후에서야 정식으로 공동선대위원장에 포함됐다.

김동철 의원은 같은 날 국회 개헌특위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 도중 "정 의원이 (상임 선대위원장에) 넣어달라고 했는데 안 들어갔다. 손 전 대표가 '같이 못하겠다'고 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 안철수 "하나로 힘 합치는 계기" 논란 종식…터져나오는 불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2일 영등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은 있지만 곧 하나로 단합해서 열심히 국민께 우리의 비전, 정책, 가치관, 리더십들을 제대로 보여드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2일 영등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은 있지만 곧 하나로 단합해서 열심히 국민께 우리의 비전, 정책, 가치관, 리더십들을 제대로 보여드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새롬 기자

안 후보는 오전 한 언론사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내 선대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여러 의견은 있지만 곧 하나로 단합해서 열심히 국민께 우리의 비전, 정책, 가치관, 리더십들을 제대로 보여드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다 함께 힘을 합쳐 우리가 이번에 정권교체를 반드시 하자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논란을 종식시켰다.

그러나 당 내부에선 박 대표가 당을 지나치게 장악하고 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홍 후보가 프레임을 잘 짰다. 그는 노련한 사람이다. '안찍박'으로 계속 밀고 갈 것"이라면서 "그럼 문 후보 측은 거기에 숟가락을 얹게되고, 안 후보는 양쪽에서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박 대표가 전면에 나선다면 '구정치' 이미지가 굳어질테고, 결국 안 후보의 대선승리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면서 "비상대책위 때와 선대위는 전혀 다른 판이다. 대선에선 일단 이기고 봐야하는데, 현재 박 대표가 마치 힘으로 누르듯 전권을 잡고 흔드는 모습이 좋지 않아 보이는 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안 후보는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에게도 선대위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반대로 김 전 대표는 일단 이번 명단에선 빠졌다. 앞으로 내·외부 인사의 추가 참여 가능성을 열어 놓고, '개문발차' 형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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