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마크맨' 25시] '물 만난 고기', '광대 승천'하셨네요
입력: 2017.04.08 04:00 / 수정: 2017.04.08 04:0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경기 평택시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했다. /임영무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경기 평택시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했다. /임영무 기자

'장미 대선'이 시작됐습니다. 5월 9일 국민은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이번 선거는 기간도 짧을 뿐만 아니라 후보도 많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물론 김종인 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주요 대권주자입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취재 기자들도 바빠집니다. 후보들과 함께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후보들과 일정을 함께하는 기자를 '마크맨'이라고합니다. <더팩트> 기자들도 각 후보별 마크맨들이 낮밤없이 취재 중입니다. '마크맨 25시'는 취재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가감없이 풀어쓰는 코너입니다. 각 후보 일정을 취재하며 마크맨들은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취재를 했을까요? <편집자 주>

[더팩트ㅣ평택=윤소희 기자] '문재인 마크맨'인 기자는 오늘 한 마리의 물 만난 고기를 봤다. 광대승천. 한껏 올라간 광대는 매우 즐거운 상태라는 걸 증명했다. 언뜻 옆에 있던 누군가가 "많이 신 나 보이신다"고 한마디 거드는 걸 들은 것도 같다.

7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충남 홍성의 충남도청을 찾아 안희정 충남지사와 회동한 뒤 내포 첨단산업단지 조성현장을 방문했다. 이어 바이오 산업의 현장 메타바이오메드를 찾으며 바쁜 오전 시간을 보냈다.

가장 기대가 되던 일정은 이날 오후 4시에 진행된 공군작전사령부 방문이었다. 문 후보가 특전사 사병으로 만기 전역을 한 인물이라는 점은 물론, 같은 날 오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육군 17사단 신병교육대대를 방문하며 '비교의 장'을 열 것도 같았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의무관으로 복무했다.

기대는 배반하지 않았다. 문 후보의 공군작전사령부 방문은 '와우~신남'으로 정의할 수 있었다. 그동안 자신을 지겹도록 따라붙는 '종북 좌파'란 꼬리표를 떨쳐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는 듯했다. 실제로 그는 형식적 방문이 아니라 자신의 놀이터에 온 것처럼 즐기는 듯했다.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문 후보(왼쪽)는 대공방어대의 훈련을 참관했다. 사진은 원인철 공군작전사령관과 발칸포 훈편 장면을 격려하는 문 후보. /임영무 기자
문 후보(왼쪽)는 대공방어대의 훈련을 참관했다. 사진은 원인철 공군작전사령관과 발칸포 훈편 장면을 격려하는 문 후보. /임영무 기자

경기 평택 공군작전사령부 청사에 들어선 문 후보는 군에서 제공한 빨간 마후라와 공군 점퍼를 착용했다. 빨간 마후라는 공군 장병이 문 후보의 목에 둘러줬다. 문 후보는 입을 꾹 다물고 움찔거리는 광대를 보이며 장병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빨간 마후라 착용 다음은 공군 점퍼였다. 문 후보는 직접 점퍼를 입으며 꾹 다문 입을 열고 웃음꽃을 피웠다.

감히 그간 봤던 문 후보의 표정 가운데 가장 밝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두 번째로 문 후보의 광대가 한껏 올라간 건 대공방어대의 훈련을 참관할 때였다. 문 후보의 등장과 함께 발칸포 시연이 시작됐고, 문 후보는 뒤에서 군기가 바짝 든 사병들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다섯 번의 사격 훈련이 진행되며 발칸포 옆에는 탄피가 쌓였고, 쌓이는 탄피만큼 문 후보의 입꼬리와 광대도 올라갔다. 문 후보는 역대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고 교과서적 사격 자세를 취한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대선 후보의 군 부대 방문시 의례적으로 찍는 소총 사격 자세 포토에서 총 좀 쏴 본 예비역들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발칸포에 올라타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금방이라도 옆에 있는 장병의 빨간 깃발을 빼앗아 흔들 것 같이 행복해보였다. 이때 내 뒤에 있던 누군지 모를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눴다. '광대가 기분을 말해주고 있다'고.

문 후보(왼쪽)는 대공방어대 시범 훈련 뒤 장병들과 만나 대화를 나눈 시간을 가졌다. /임영무 기자
문 후보(왼쪽)는 대공방어대 시범 훈련 뒤 장병들과 만나 대화를 나눈 시간을 가졌다. /임영무 기자

문 후보는 사병들과 만나는 시간에 "나는 특전사에서, 아들은 육군 사병 만기 전역을 했다. 군 복무를 하는 장병들의 심정이나 자식을 부대에 보낸 부모의 심정을 잘 알 수 있다"며 "오늘은 자식을 군대 보낸 부모같은 마음으로 여러분들을 격려하고 싶어서 왔다"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는 tvN 드라마 '미생' 장그래의 대사 '잊지 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를 인용해 "여러분도 똑같이 부모님의 자부심이고 가장 소중한 존재들"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들을 보는 듯한 '아빠 미소'는 덤이었다.

군 부대 안에 있는 문 후보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였다. 빨간 마후라에 공군 점퍼를 입은 물 만난 고기는 광대를 한껏 끌어올린 미소로 장병들의 사기도 함께 올리지 않았을까.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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