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홍준표 "5·18 민주묘역, 처음 왔다"…방명록 해프닝도
  • 신진환 기자
  • 입력: 2017.04.06 12:23 / 수정: 2017.04.06 12:23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광주=이새롬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광주=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광주=신진환 기자] "5·18 민주묘역을 처음 와봤습니다.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6일 오전 9시 55분께 광주 북구 운정동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 검은색 카니발이 들어섰다.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를 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차에서 내렸다. 국립묘지 관계자와 당 관계자 등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곧장 민주의 문을 넘어섰다.

홍 후보는 가랑비에 아랑곳없이 민주광장을 지나 참배광장까지 100여m를 걷는 동안 마음이 무거운 듯 다소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5·18 민중항쟁추모탑 앞 참배광장에 선 그는 헌화와 분향을 하면서 예를 갖췄다. 이후 묵념으로써 민주화 운동으로 숨진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광주=이새롬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광주=이새롬 기자

묘역 관계자의 인솔에 따라 제1묘역에 있는 민주화운동 첫 희생자 김경철 씨의 묘와 '님을 위한 행징곡'의 주인공인 윤상원·박기순 열사의 묘 등을 찾았다. 관계자가 희생자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 홍 후보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묘비를 어루만지기도 했다.

자리를 옮겨 묘역에 안장된 분들의 영정을 모신 곳인 유영봉안소를 찾아 참배했다. 벽에 걸린 수많은 영정을 훑어보면서 발길을 돌렸다.

다시 민주화문으로 돌아온 홍 후보는 펜을 잡고 방명록을 썼다. 해프닝이 벌어졌다.

'멸사봉공'의 메시지를 적은 그는 '죽을 사 (死)'를 넣은 멸사봉공을 적었다가 수행팀의 지적을 받고 '사사로울 사(私)'로 바꿔 방명록을 재작성 했다. 멸사봉공은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힘써 일한다'는 뜻이다.

홍 후보는 묘역을 참배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분들이 죽음으로써 항거했기 때문에 '죽을 사'자를 썼다"고 해명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찾아 참배한 가운데, 방명록에 멸사봉공의 메시지를 적었다. 이날 홍 후보는 죽을 사 (死)를 넣은 멸사봉공을 적었다가 사사로울 사(私)로 변경해 다시 방명록을 작성 했다. /광주=이새롬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찾아 참배한 가운데, 방명록에 '멸사봉공'의 메시지를 적었다. 이날 홍 후보는 '죽을 사 (死)'를 넣은 멸사봉공을 적었다가 '사사로울 사(私)'로 변경해 다시 방명록을 작성 했다. /광주=이새롬 기자

또 "죄송한 말씀이지만, 오늘 (5·18 민주묘지)에 처음 왔다"면서 "이 분들의 희생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한걸음 더 나아가고 성숙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 후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에 대한 호남의 차별이 없을 것으로 자신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한국당에 대한 호남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질문에 "저는 광주지검에 근무한 1991년 3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1년 5개월 동안 광주시민이었다. 1981년 5월부터 그해 7월까지 전북도민이었다. 거기서 방위소집을 했다"고 호남과 연관성을 강조했다. 이어 "후보 나온 사람 중 광주시민과 전북도민이었던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왜 처음 방문했느냐'는 질문에는 "광주에 살았을 때는 민주공원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새누리당) 대표 시절에는 그 당시 12·6 선거가 있었고, 그 직후 디도스(DDos) 사태가 있어 지방에 올 기회가 거의 없었다"면서 "그래서 오늘 처음 오게된 것에 대해 참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지지자나 환영하는 시민들의 환송 없이 홍 후보는 차에 올라 자리를 떴다.

yaho1017@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