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두 번째 대권 도전' 문재인의 약속과 '넘어야 할 산'
입력: 2017.04.04 03:00 / 수정: 2017.04.04 03:00

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문재인 후보가 최종 선출되면서 대세론을 입증한 가운데 본선에서 비문재인 연대 등의 변수를 넘어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네팔 트레킹을 떠났던 문 후보의 모습. /문재인 페이스북
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문재인 후보가 최종 선출되면서 '대세론'을 입증한 가운데 '본선'에서 비문재인 연대 등의 변수를 넘어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네팔 트레킹을 떠났던 문 후보의 모습. /문재인 페이스북

[더팩트 | 고척스카이돔=오경희 기자] "동지 여러분 승리를 원하십니까. 우리 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 역사의 승리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누구입니까? 저의 꿈, 우리의 꿈,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이번엔 제가 먼저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습니다."

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선출할 마지막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주먹을 불끈 쥐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권교체 필승카드'를 내건 문 후보는 이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그는 '두 번째 대권 도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대권 재수생' 문재인이 다시 한번 '정권교체'에 도전한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당시에도 문 후보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 새 시대를 여는 문(門)이 되겠다'고 꿈꿨지만, 좌절을 맛봐야 했다. 문 후보(48.0%)는 박근혜 전 대통령(51.6%)에게 3.7%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패배한 문 후보는 "최선을 다했지만, 제 역부족이었다. 정권 교체와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후 4년여를 '절치부심'했다. 2015년 2월 8일, 문 후보는 "누가 대표가 돼야 정권교체의 희망을 줄 수 있겠습니까"라며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대표에 당선된다 해도 당 안팎 공세로 차기 대권 가도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만류 속에 출마를 강행했다.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가 3일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가운데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가 3일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가운데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일각의 '예견(?)'대로 당 대표에 오르자마자 문 후보는 당내 진영 간 싸움에 분투했다. 1년도 채 안 되는 당대표 시절, 문 후보는 비주류 진영의 대표직 사퇴 압박에도 '지도부 혁신'과 '인재영입' 카드로 꿋꿋이 버텨냈다. 2015년 12월, 한때 민주당에 몸담았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다수의 호남 의원들은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하는 분당도 겪었다. 지난해 4·13 총선 당시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 은퇴 및 대선 불출마" 발언 논란 등 풍파를 겪기도 했다.

대표직을 내려놓은 문 후보는 지난해 7월, "도(道) 닦고 오겠다"며 한달 간 '네팔 트레킹'을 떠나 '대권 의지와 구상'을 가다듬었다. 귀국한 문 후보는 "국민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원하고 있다.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사실상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여기에 지난해 20대 총선을 앞두고 난파선 위에 선 문 후보를 구하겠다고 모인 이른바 '10만 온라인당원'과 문 후보의 '삼고초려'로 당에 합류한 영입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며 그는 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분노한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은 '문재인 대세론'을 낳았다. '국민의 열망'만큼 지난 대선에서 '권력의지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문 후보 역시 확실히 달라졌다. 본선급 경선 과정에서 문 후보는 스스로를 '대세'로 인정했고, '압도적인 지지로 확실한 정권교체'를 자신했다.

문재인 후보는 3일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국민과의 연대를 강조했다./문병희 기자
문재인 후보는 3일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국민과의 연대'를 강조했다./문병희 기자

문 후보는 자신감을 '경선 결과'로 입증했다. 자신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 '호남 홀대론'을 극복했다. 지난달 27일 호남은 '60.2%'의 압도적 지지로 문 후보를 선택했다. 보수 정당의 지역기반인 충청은 과반에 가까운 47.8%, 영남에선 64.7%, 최대 선거인단이 몰린 수도권·강원·제주에선 60.4%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최종 득표율 '57%(93만 6419표)'로, 과반 이상 득표해 본선행을 확정지으며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그러나 '대세론'은 곧 문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5·9 장미대선의 대진표가 짜인 가운데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 범보수 단일화, 비문재인 연대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를 대선 후보로 각각 확정했고, 4일 대선 후보를 선출할 국민의당도 연승을 거둔 안철수 후보가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각당 대선 주자 간 셈법이 엇갈려 '비문 후보 단일화' 여부는 가늠할 수 없다.

문 후보는 3일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비문연대'에 대해 "오로지 문재인 반대만을 외치는 적폐 세력의 연대는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문재인은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습니다. 민주당 역사상 최초로 우리 힘으로 당당히 집권하는 새로운 역사 만들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가 3일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가운데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가 3일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가운데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두 번째 대권에 도전하며 문 후보는 '세 가지 대통령'을 약속했다. '준비된 대통령' '광화문 대통령' '일자리 대통령'이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 검증이 끝나 준비된, 퇴근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과 소주 한잔을 기울일 수 있는, 81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국민과의 연대'를 공언했다. 이 약속들을 발판 삼아 문 후보는 '대세론'의 산을 넘어 '대권' 고지를 이번엔 점령할 수 있을까.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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