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왼쪽)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298억 원 대 뇌물을 받은 혐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포스트 캐비닛'이 서울구치소에 꾸려졌다. /더팩트DB |
[더팩트 | 서민지 기자] 박근혜(63)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구속되면서, '포스트 캐비닛(내각)'이 서울구치소에 꾸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대부분의 내각 인사들은 박 전 대통령과 서울구치소 한지붕 아래 한식구가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298억 원 대 뇌물을 받은 혐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현재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관련자는 모두 8명이다.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는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나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다가 구속된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 기업인 등 거물급 인사가 주로 거쳐간 곳으로 이른바 '범털 집합소'로 불린다.
박근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앞서 구속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왼쪽)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솥밥을 먹게됐다. /더팩트DB |
가장 먼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국정농단사건 관련자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이다. 현 정부 '비선 실세'인 최순실(61) 씨를 배경 삼아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하며 각종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는 차 전 단장은 지난해 11월 11일 구속됐다.
차 전 단장은 구체적으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범), 공동강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고 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은 차 전 단장의 뒤를 이어 서울구치소에 지난해 12월 31일 수감됐다. 문 전 장관은 삼성물산 합병과정서 국민연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박영수 특검의 '구속 1호'가 됐다. 문 전 장관의 혐의 입증은 곧, 박 전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와 연결돼 당시 특검은 수사력을 집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울구치소에서 '왕실장' 김기춘(왼쪽)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근헤의 여자'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주 장관과 함께 수감됐다. /더팩트DB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몸통으로 지목된 김기춘(78) 전 비서실장, 조윤선(50) 전 문화체육부 장관은 지난 1월 21일 함께 구속됐다.
지난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 등 주요 선거 때 야당 후보를 지지했거나 정권에 비판적인 성향이라고 판단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로 만든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조 장관은 작년 9월 문체부 장관 취임 이후에는 명단의 존재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도 있다.
2013년 8월 국가정보원 댓글 대선개입 의혹이 드러났을 당시 청와대에 불려간 김 전 실장은 '기춘대원군'으로 불리며 박근혜 정권 2인자로 군림했다.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실장은 한 손에는 사정의 칼날, 다른 한 손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들고 청와대는 물론 내각과 사정기간을 빠르게 장악했지만 결국 칼날은 그에게 돌아왔다.
'박근혜의 여자'로 불린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구속수감을 피해가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의 신임 속에 '여성가족부 장관→청와대 정무수석→문체부 장관'으로 승승장구했지만,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해 범법자로 전락했다.
이외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최 씨 조카 장시호(38) 씨, 박 전 대통령에게 298억 원대 뇌물을 공여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도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