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서초구=신진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혐의가 무겁잖아요."
3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교대역 앞에서 만난 추모(36) 씨는 "혐의가 13가지나 돼 사안이 가볍지 않고 진실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서 구속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으로부터 298억 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의료법 위반 등 13개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로부터 구속 전 심문을 받고 있다.
헌정사상 최초 영장심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된 박 전 대통령은 구속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구속 여부는 밤늦게 또는 다음 날 새벽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을 박탈당하는 등 각종 불명예 기록과 국민을 향한 사과 등이 없어서일까. 박 전 대통령을 향한 민심은 싸늘했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하면서 보인 굳은 표정과 어떠한 메시지도 남기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직장인 김정혁(41) 씨는 "생중계로 본 박 전 대통령은 무언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며 "본인으로서는 구속될 수도 있어 다소 긴장될 수도 있었겠지만,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꼭 그렇게 티를 냈어야 했나 싶다"고 쓴소리했다.
김 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관련 피의자가 이미 구속됐고 박 전 대통령도 범죄 혐의가 중대하기 때문에 불구속은 국민 대다수가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며 "법원은 법조인이 말하는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되, 전직 대통령이라고 특별 대우나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윤모(22·여)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아무런 말도 없이 곧장 법정으로 향해 실망스러웠다"며 "설사 억울하더라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무래도 국정농단 사건은 국민적 관심사이기 때문에 사실을 밝히기 위해선 구속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문모(45) 씨는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할 만큼 헌법을 위배하고 혐의 자체가 상상 이상"이라며 "이를 모를 리 없는 법원이 잘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우회적으로 구속을 예상했다.
반면 주부 강모(50) 씨는 "구속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미우나 고우나 대통령을 한 사람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구속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았으나 혐의 전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7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2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22일 전국 성인 513명을 대상으로 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찬성한다'는 의견(매우 찬성 60.9%, 찬성하는 편 11.4%)이 72.3%로 나타났다. '반대한다'는 의견(매우 반대 16.0%, 반대하는 편 9.1%)은 25.1%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