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선후보군 가운데 홍준표·김관용·김진태·이인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자유한국당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가 여전히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친박계의 득세 속에 비박계에선 홍준표 후보가 유일하다. 다자의 친박계와 '혈혈단신' 홍 후보의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지층을 대거 흡수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홍 후보가 친박계의 견제를 이겨내고 대선 최종 후보로 선출될지 주목된다.
당 경선관리위원장인 김광림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2차 경선을 통과한 당선인은 홍준표·김진태·이인제·김관용 후보"라고 밝혔다. 조경태·김진·신용환 후보를 제치고 1차 컷오프를 통과했던 안상수·원유철 후보는 두번째 관문에서 탈락했다.
앞서 당은 전날 2017 대선 한국당 후보자 경선토론회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책임당원 70%, 일반국민 30% 비율)룰 실시했다. 이로써 9명의 후보가 난립했던 한국당 대선주자 후보군이 4명으로 압축됐다.
눈에 띄는 점은 김관용·김진태·이인제 후보 등 친박계로 분류되는 3명이 본경선에 진출했다. 때문에 홍 후보와 친박계의 싸움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홍 후보로서는 '방어전' 성격의 본경선을 치르는 셈이다.
친박계에 둘러싸인 홍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추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실시한 3월 3주차 여론조사(15~17일 조사·전국 성인 2025명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차기 대선 여야 다자구도 지지도 조사에서 홍 후보는 지난주보다 6.2% 오른 9.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유한국당 경선을 통과한 홍준표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병희 기자 |
특히 17일에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제치고 일간집계 3위로 상승했다. 주간으로는 대구·경북(TK)와 60대 이상, 한국당 지지층, 보수층에서 급등하는 등 거의 모든 지역과 계층에서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홍 후보로서는 고무적인 결과다. 당에서는 상대가 없을 정도로 보수 주자 가운데 독보적 위치까지 올랐으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외한 야권의 대선주자를 위협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게다가 연임에 성공할 정도로 PK(부산·경남)에서의 지지층을 보유한 그가 TK에서도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앞으로도 홍 지사는 거침없는 발언으로 보수층 표심을 자극하고 본격적으로 세몰이할 경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여기에 서울에서 4선을 지낸 만큼 수도권에서도 다른 후보를 압도할 만한 지지를 기대할 수 있다.
변수는 친박계 지지기반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표밭이었던 TK 지역이다. 실제 김관용 후보는 경북도정을 이끌고 있고 김진태 후보는 '태극기 집회' 보수단체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이인제 후보는 '무주공산' 충청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또 친박계가 최종 후보 선출에 앞서 비박계의 승리를 막기 위해 단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홍 지사가 독주하느냐, 친박계가 뒤짚느냐, 향후 본경선의 향방이 주목된다.
한편 한국당은 권역별 비전대회를 진행한 뒤 오는 26일 전국 18만2000명에 가까운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각 지역 현장투표를 실시한다. 29일부터 이틀간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31일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 선출시 현장투표와 여론조사의 반영비율은 5: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