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J글로벌·채텀하우스·여시재 포럼이 열린 가운데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의 환영사를 하고 있다.<중앙일보 제공> |
[더팩트 | 최재필 기자] 홍석현(68) 중앙일보·JTBC 회장의 19대 대선 출마설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중앙일보·JTBC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선 출마와 관련해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던 홍 회장이 임직원에게 고별사에서 대선 출마를 예상할 수 있는 언급을 해 대선과 관련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닌지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홍석현 회장은 전날(18일) 임직원에게 보낸 사내 이메일에서 "이제 저는 23년간 몸담아온 회사를 떠난다"면서 "국가의 새로운 리더십이 들어서려 하는 지금, 저 역시 제가 지켜왔던 자리에서 벗어나 보다 홀가분한 처지에서 저 자신과 중앙미디어그룹의 미래를 통찰할 기회를 갖고자 한다"고 사임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메일서 '광장 민심' '시대적 과제' 등에 대한 역할 언급…대선출마 관측
눈에 띄는 점은 홍 회장이 이날 이메일에서 '광장 민심' '시대적 과제' 등 대선 출마를 관측할 수 있는 언급을 자주 했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오랜 고민 끝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심했다"고 말하며 '광장의 민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최근 몇 개월, 탄핵 정국을 지켜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광화문광장의 꺼지지 않는 촛불과 서울광장에 나부끼는 태극기를 보며 밤잠을 이루지 못한 채 깊은 고뇌에 잠기기도 했다. 비록 발디디고 있는 위치는 다르지만 그 속에 담긴 열망과 염원은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광장은 대한민국이 새롭게 거듭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면서 "그러한 고민의 일단으로 제시했던 것이 바로 '리셋 코리아'였다. 하지만 현실은 단지 그러한 작업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19대 대선에서 출마 등 역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홍 회장은 시대적 과제에 대한 자신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남북관계·일자리·사회통합·교육·문화 등 대한민국이 새롭게 거듭나는데 필요한 시대적 과제들에 대한 답을 찾고 함께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특히 "그러한 작업들은 명망있는 전문가들에 의해 재단과 포럼의 형태로 진행될 것이며 그렇게 중지를 모아 나온 해법들이 실제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이를 통해 지금까지 제가 회사와 사회로부터 받아온 은혜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홍 회장은 지난달 9일 소셜미디어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자신의 대선 출마설이 확산되자, "헛소문"이라고 일축했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사진=더팩트DB |
◆중앙일보 관계자 "내부에선 출마 안 할 것이라는 의견 많아"
홍 회장 사임과 관련, 중앙일보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정확한 입장은 모르겠다"면서도 "홍 회장의 대권 출마설은 수년 전부터 나온 철지난 이야기 아니냐"고 했다. 이어 "보수 진영에 유력 주자가 없어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아니겠나"라며 "내부에서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세계은행(IBRD) 경제개발연구소 경제조사역, 재무부 장관비서관, 대통령비서실 보좌관, 삼성코닝 부사장 등을 거쳐 1994년 중앙일보 사장으로 취임했다. 1999년 중앙일보 회장에 오른 뒤 2011년부터는 JTBC 회장도 겸임했다. 세계신문협회(WAN) 회장, 한국신문협회 회장, 주미 대사 등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