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피의자 박근혜' 구속될까…법조계가 보는 시각은?
입력: 2017.03.17 05:00 / 수정: 2017.03.17 05:00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할지 이목이 쏠린다. /남윤호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할지 이목이 쏠린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오는 21일은 전 국민의 이목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집중될 듯하다.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의 '포토라인'에 서는 날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조사를 진행한 후 구속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검찰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까. 일각에서는 "대선 국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법조계와 정치권 대부분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검찰이 SK·롯데 등 대기업 뇌물수사에 본격 나서는 등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검찰은 16일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영태 전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소환조사했다. 해당 사건들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와 연결돼 있는 만큼, 사실상 검찰이 대선과 상관없이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 원을 출연했다는 의혹이 있으며, 안 전 수석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대기업 출연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박 전 대통령은 재단법인 미르·K스포츠 등에 대한 대기업 출연을 비롯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주도, 정부기밀문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 문화·스포츠 지원을 장려했을 뿐 최 씨와 공모한 적이 없으며 뇌물수수 혐의 등은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현행법상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지만 피의자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또, 검찰은 범죄 사유가 소명돼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면 피의자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정치평론가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17일 <더팩트>에 "검찰이 16일 SK그룹 임원 3명을 불러 조사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오는 21일 조사해놓고 대선을 이유로 수사를 중단하진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황 위원은 "특검이 조사한 것도 있지만, 앞서 특수본1기에서도 상당 부분 (박 전 대통령) 주변수사를 했다. 이번 소환조사에선 13개 혐의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물론 박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입장에서 증거를 내밀었음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하면 그 다음 방법은 무엇이겠냐. '구속수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후에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대선과 상관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되 그의 협조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효균 기자
법조계에선 검찰이 대선과 상관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되 그의 협조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효균 기자

법조계의 한 변호사는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수사에 성실히 임하느냐, 그렇지 않냐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혐의가 적어 각각 17시간, 13시간씩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혐의가 13가지나 되고, 뇌물죄는 쟁점이 많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21일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하면 긴급체포를 해야 하는데 모양새가 좀 그렇지 않겠냐. 따라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앞서 신년 기자회견이나, 청와대 퇴거 메시지 등을 고려하면 박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특수부1기나 특검에서 그의 주변인들에 대한 조사와 증거 등을 어느 정도 확보했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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