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피의자 박근혜' 옥죌 혐의는?
입력: 2017.03.16 14:00 / 수정: 2017.03.30 16:59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를 돕는 대가로 뇌물을 챙긴 혐의로 오는 21일 검찰 조사를 받는다. /남윤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를 돕는 대가로 뇌물을 챙긴 혐의로 오는 21일 검찰 조사를 받는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는 21일 검찰에 소환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당초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직권남용·강요 혐의를 적용할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적용한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뇌물수수의 경우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433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어서 검찰의 판단 여부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지 않으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는 '무죄'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모두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과 특검이 밝혀낸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각각 8가지, 5가지 등 총 13가지다. 뇌물수수를 비롯해 권한남용, 공무상기밀누설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되는 혐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를 돕는 대가로 받은 뇌물수수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이 부회장의 승계를 돕는 대가로 433억 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433억 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문병희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433억 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문병희 기자

우선 최 씨의 독일법인 비덱스포츠(코레스포츠)와 213억 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은 삼성이 지급한 77억9735만 원의 경우 박 대통령과 최 씨가 공모한 것으로 특검은 판단했다. 또, 삼성 계열사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준 후원금 16억2800만 원 등 220억2800만 원은 박 전 대통령의 직무와 연관된 곳에 제공된 뇌물이라고 봤다.

그러나 일각에선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이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봤기 때문에 '우리는 피해자'라는 삼성의 입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즉, 삼성 측은 미르·K스포츠재단이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비덱스포츠 등에 대한 자금지원은 모두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헌재의 판단은 재판 과정에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헌법재판과 형사소송은 성격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법무법인 '동안' 조대진 변호사는 "헌법재판과 형사소송은 성격이 다르다"며 "헌재는 형사법 위반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탄핵되기 위한 박 전 대통령의 헌법 위반만 본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의 판단은 박 전 대통령이 기업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한 것만으로도 이미 탄핵사유가 된다는 것"이라며 "그 이면에 있는 대가(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여부는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박 전 대통령이 뇌물죄에 대한 조사를 안 받은 상태에서 헌재가 뇌물죄에 관련된 언급을 할 필요가 없다. 괜히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 않겠냐"며 "만약 삼성이 '강요'라고 주장을 한다면 검찰은 '헌재는 돈을 받는 수뢰행위에 관한 강요일 뿐이지 증뢰자의 '대가관계'가 없고 본 게 아니다'고 반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동안 조대진 변호사는 선의로 했다고 하기엔 박 전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깊게 관여했다며 검찰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법무법인 동안 조대진 변호사는 "선의로 했다고 하기엔 박 전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깊게 관여했다"며 "검찰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또 다른 변호사는 "선의로 했다고 하기엔 박 전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임원처럼 깊게 개입했기 때문에 검찰도 이 부분에 살필 것"이라며 "400억 원대 금액 중 얼마를 뇌물로 적용할지 모르겠지만, 다른 변호사들도 뇌물죄를 빠져나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 형사합의 21부의 심리로 각각 진행된 최 씨의 뇌물수수 첫 공판준비기일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공판에서 두 사람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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