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정윤회 매제 '특혜 채용'?, 평창올림픽 '이권 스캔들'
입력: 2017.03.13 09:06 / 수정: 2017.03.13 12:09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의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스캔들이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배정한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의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스캔들'이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배정한 기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국장급 간부 선발 과정에서 특정인 A씨를 위해 '응시 및 자격 요건'을 변경한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62) 씨의 매제로 확인됐다.

특히 최순실 일가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활용해 각종 이권사업을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최 씨 일가와 관련된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스캔들'은 다시 조명받을 전망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해 11월께, 최순실 일가가 국가예산 14조 원이 투입되는 평창동계올림픽 이권에도 개입하려한 의혹이 제기됐다.

불씨는 김종덕(60·구속수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5월 조양호(68) 한진그룹 회장에게 평창동계올림픽 위원장 사퇴를 통보한 의혹에서 시작됐다. 조직위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최 씨 등의 이권사업에 제동을 건 조 회장에게 김 전 장관이 '(이유없이)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라'고 통보했다"고 증언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김 전 장관이 '실세'의 지시를 받아 조 회장에게 물러나라고 통보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라 추정했다. 조 회장은 그해 5월 3일 위원장직에서 전격 사임했다.

이후 '실세의 지시'는 최 씨로 지목됐다. 자신의 땅을 사달라는 요구를 거절한 조 회장을 최 씨가 '보복 조치'로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끌어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16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최 씨 측은 2014년 8월 조 회장이 위원장에 취임한 이후 대한항공 측에 자신과 딸 정유라(21)씨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강원 평창군 일대 2필지의 땅을 매입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대한항공 측은 '사업상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최 씨는 2009년부터 이곳에 유라 씨를 위해 마장마술 연습시설을 짓다가 비용 문제로 2012년 그만뒀다.

지난해 5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전격 사임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순실 씨의 보복성 찍어내기에 의해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더팩트DB
지난해 5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전격 사임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순실 씨의 '보복성 찍어내기'에 의해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더팩트DB

최 씨 측은 또 올림픽 관련 수억원대의 터무니 없는 사업들을 제안했지만 대기업을 경영해온 조 회장에 의해 퇴짜를 맞았다. 3000억 원대 올림픽 개폐회식 시설공사 입찰에 참여한 스위스 스포츠 시설물 건설업체인 누슬리를 사업체로 선정하라는 청와대 측의 압박을 받았지만, 조 회장은 사업성을 이유로 거부했다. 누슬리는 지난해 3월 최 씨 소유의 더블루K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17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특검팀은 "2015년 11월 무렵 김 전 장관이 당시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이었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개폐회식 공사에 스위스 회사인 누슬리가 참가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그해 12월 개·폐회식장 공사를 위한 발표회를 두 차례 개최했으나, 결국 누슬리는 최종탈락됐다. 누슬리는 개폐회장이 오각형으로 설계돼 이미 토목공사에 들어간 상황이었는데도 원형 설계를 내놨기 때문이다. 결국, 같은 해 7월 공사계약을 맺고 공사에 착수한 대림산업이 계속 공사를 맡게 됐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듬해 3월 누슬리를 배제했다는 이유로 김상률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안종범(58·구속기소) 경제수석을 질책했고, 감사원은 평창 조직위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그해 5월 김 전 장관은 조 회장을 만나 해임을 통보했으며, 조 회장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은 지난달 18일 검찰조사에서 "개장 전 점검 행사를 보고하려고 김종덕 전 장관을 찾아가니 정작 급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왜 누슬리가 개·폐막시장 공사하는 것을 못하게 막느냐 따져 이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운영하면서 지난 2년간 문체부 예산 7억 원을 받아낸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배정한 기자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운영하면서 지난 2년간 문체부 예산 7억 원을 받아낸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배정한 기자

최 씨는 개폐회장 건설사업 외에도 평창군에만 25만㎡ 토지를 보유해 부동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의혹'을 받았다. 최 씨는 정윤회 씨와 함께 살던 2002년부터 평창군 토지를 집중 매입했고, 당시 평창 부동산은 1999년 평창군의 동계올림픽 유치 선언과 함께 투기 바람에 시달렸다.

최 씨뿐만이 아니었다.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 씨는 본인 소유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설립해 2년간 문체부 예산 7억 원을 받아낸 의혹이 제기되는 등 최 씨 측이 평창동계올림픽 이권에 개입하려 한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지난 2015년 6월 설립된 영재센터는 최 씨가 설립을 주도하고 조카인 장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영재센터에 16억 원을 지원해 대가성 논란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평창조직위원회 측은 모든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1일 보도 자료를 내 "모든 사업 입찰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특정세력의 개입이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 재판관 8인 전원이 인용 결정을 내려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헌정 사상 첫 파면됐다. 정윤회 씨는 1998년 대구 달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박 대통령을 도왔고, '비선실세' 최 씨와는 1995년 결혼해 2014년 5월 합의이혼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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