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 기간 중 최순실 씨 등의 비리 행위 등에 대해 제대로 감찰·예방하지 못한 혐의와 군 복무중인 아들이 운전병으로 선발되는 과정에서의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임세준 기자 |
[더팩트 | 최재필 기자]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18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됐다. 우 전 수석의 혐의는 크게 직무유기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두가지다.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국정농단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등 직무유기를 저지렀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하기 위해 민정실 특별감찰반을 동원하는 등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를 했다는 게 혐의의 핵심이다.
과연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이 우 전 수석을 잡을 수 있을까. 박영수 특검은 수사 초기 검사 출신인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 전 수석 등 2명에 대해 "가장 수사가 쉽지 않은 상대"라고 했다. 이들이 '법꾸라지(법+미꾸라지)'라고 불릴 정도로 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법망에 걸릴 만한 증거 등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법조계 안팎에서도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나왔다.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에 대한 법적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느냐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우 전 수석은 청문회에서 민정수석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미흡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미흡한 직무수행에 대해 형사처벌을 물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소환이 늦어지고, 박영수 특검과 윤석열 팀장이 우 전 수석과 남다른(?)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검의 '칼'이 우 전 수석에 대해서만 무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실제 박영수 특검은 '우병수 사단'으로 알려진 최윤수 국정원 2차장의 멘토로 알려져 있다. 윤석열 팀장도 우 전 수석과는 막역한 사이로 전해진다. 윤 팀장이 과거 대검 중수부 중수1과장으로 근무할 때 직속상관이 바로 대검 수사기획관이던 우 전 수석이었다.
하지만 특검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소환이 늦어진 것도 증거 확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규철 특검보는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소환이 늦어진 이유는 사전조사가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특검은 우 전 수석의 혐의와 관련해 상당부분 정황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근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
박영수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21일 현판식과 함께 본격 수사에 착수한 이래 가시적 성과를 올렸다. 수사 시작 10여일 만에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을 구속한 데 이어, '정유라 이화여대 특혜 입학'에 연루된 류철균 교수, 김경숙 학장, 최경희 총장 등을 연이어 구치소로 보냈다. 게다가 17일에는 '재수' 끝에 이번 사건의 핵심 중 한 명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서울구치소에 가뒀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벌어질 당시 민정수석으로 이 사건에 박근혜 대통령 다음으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인물이다. 박근혜 대통령으로 향한 특검 수사가 마무리 되기 위해선 우 전 수석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박영수 특검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바로미터로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우 전 수석을 향해 벼르던 박영수 특검의 '칼'이 우 전 수석을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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