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成리스트 항소심 '무죄' 홍준표, 대권 도전 시사…보수 반격 이끌까
입력: 2017.02.16 16:20 / 수정: 2017.02.16 16:23
홍준표(가운데) 경남도지사가 1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경상남도 서울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완종 리스트 무죄 판결 등에 관란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여의도=신진환 기자
홍준표(가운데) 경남도지사가 1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경상남도 서울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완종 리스트' 무죄 판결 등에 관란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여의도=신진환 기자

[더팩트ㅣ여의도=신진환 기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무죄를 선은 16일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경상남도 서울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체적인 국가 위기를 맞아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 태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모든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5년간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즐풍목우(櫛風沐雨)의 자세로 오로지 국민과 국가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일해왔다"면서 "하지만 '성완종 메모'라는 황당한 사건에 연루돼 1년 10개월간 많은 인고의 시간을 겪어야만 했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행히 오늘 항소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실추된 저의 명예를 되찾았다"며 "권력이 없는 자의 숙명이고 '모래시계 검사'의 업보라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국내 현 상황에 대해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되고 있고, 국론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어 분열돼있는 등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가 위기에 빠져 있다"고 진단하면서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16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더팩트 DB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16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더팩트 DB

홍 지사는 지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완종 당시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1억 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징역 1년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으나, 2심 재판부는 핵심 증거인 금품 전달자 윤모 씨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하고 상고해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의식한 듯 홍 지사는 우회적으로 대선에 도전할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실제 취재진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지금 대선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대선 도전에 대해 가능성을 전혀 닫지 않은 측면에서 앞으로 홍 지사는 대선을 겨냥한 본격 행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홍 지사가 보수의 반격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여권은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등이 포진한 야권보다 상대적으로 중량감을 갖춘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다. 이 때문에 각종 여론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홍 지사의 지지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홍 지사의 지지율은 1.3%에 그쳤다.

범여권 전체를 놓고 보면 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16.5%)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3.9%)에 이은 3위다. 아직 미미한 수치이지만, 본격 대권 행보를 보인다면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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