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이 또 내려앉았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무리해 세운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삼고초려 해 데려온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도, 각종 대담프로그램 출연과 부인 김미경 교수의 '구원등판'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13일 리얼미터가 지난 6∼10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에 따르면,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은 9.5%로 집계됐다. 지난주보다 1.4%P 떨어지며 지난 4주간 보였던 완만한 상승세가 꺾이면서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2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오차범위 밖으로 밀렸다.
주초엔 나쁘지 않았다. 안철수 전 대표에게 지난 6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권을 준 박지원 대표의 '꼼수 혹은 묘수'는 성공한 듯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사당' 비판을 받으면서도 안 전 대표에게 40분 동안 홀로 이야기할 수 있는 '연설권'을 부여했고, '학제개편'은 관심을 받았다.
중도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한 안보 '우클릭'도 시도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주 개성공단은 당장 재개하기 힘들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배치도 철회하긴 어렵다는 평가를 내놨다.

지난 7일 '손학규 효과'에 대한 당내 기대감도 있었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과 통합을 전격 선언하면서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때문에 6일(월) 7.8%의 낮은 지지율로 시작했던 지지율이 7일(화)에는 9.2%로 올랐고, 8일(수)에도 10.2%로 상승한 데 이어, 9일(목)에도 10.7%까지 올랐다. 그러나 효과는 금방 사그라들었다. '학제개편'의 이슈화로 기세를 몰아 '교육혁명' 행보를 이어갔지만, 10일(금)에는 9.8%로 하락하며 최종 주간집계는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1.4%p 내린 9.5%로 마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답보상태인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빼앗긴 '시선'을 가져오지 못한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주 전쟁터가 문재인과 안희정의 '호남대첩' 아니냐.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싸움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상대적으로 안 전 대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것이 원인이다. 때문에 안 전 대표도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 모든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안 전 대표의 안보 '우클릭'을 호평했다. 그는 "문 전 대표와 정반대 이야기를 하면서 본진을 내다보는 것"이라면서 "문 전 대표는 강력한 지지층도 있지만, 비토층도 있기 때문에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와 경선에서 이긴다는 가정 하에 문 전 대표와 붙으면 안 전 대표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당은 일단 지지율 하락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일단 민주당 경선에 쏠려 있는 분위기가 소강상태에 이른 뒤 본선 구도에서 지지율에 매진하겠단 뜻이다.
안철수 캠프 소속 김철근 대변인은 "안철수 전 대표의 말처럼 지지율이라는 게 항상 등락이 있는 거다. 어떤 시기에 어떤 기준을 놓고 보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현재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탄핵이 인용됐을 때와 민주당 후보가 결정됐을 때 이렇게 두 번의 결정적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계속 (내공을) 다지고 있는 시기기 때문에 저희는 올라갈 일밖에 없다. 탄핵이 인용되고 나면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누가 더 잘 해결할 것인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정확히 제시하는 사람을 택할 것이고 그러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 호남에서 분위기도 매우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당 내 안 전 대표 측 최고위원들이 '문재인 대 안철수 양강구도'를 의식해 매일 네거티브를 이어가는 것이 유권자들의 피로도를 높인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그런 상황은 벗어나야 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가 사실이 아닌 부분을 사실처럼 이야기 해서 지적을 했다. 하지만 선거 때 상대 후보에 대한 이야기 보다 우리 후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