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재곤의 세상토크] '최순실 불륜설'과 '탄핵 기각설'은 닮았다
입력: 2017.02.11 05:00 / 수정: 2017.02.11 05:00

최순실과 고영태의 불륜설?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이 9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처음으로 자진 출석한 최 씨는 이날 특검에서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배정한 기자
최순실과 고영태의 불륜설?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이 9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처음으로 자진 출석한 최 씨는 이날 특검에서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배정한 기자

[더팩트ㅣ명재곤 기자] 형사재판에서 변호인이 의뢰인의 불륜설을 들먹입니다. 의뢰인의 무죄를 주장해야 할 변호인이 도리어 의뢰인 치부를 드러냅니다. 의뢰인은 변호인의 주장에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변호인이 의뢰인 신상에 불리할 수 있는 변론을 하고 있으니 도대체 그 속셈을 알 수가 없습니다. 미확인 이성관계를 왜 언급하는 걸까요. 별다른 정황적 근거나 증거물을 제시하지도 않으면서 말입니다.

뜬금없는 광경에 대부분 방청객들은 고개를 갸우뚱 거립니다. 그럼에도 의뢰인은 변호인을 해임하지 않고 계속 변론을 맡깁니다.

영화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국정농단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순실(61)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지난 6일 최 씨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41)씨에게 문제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탄핵심판에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주장에 따르면 최 씨와 증인의 불륜관계가 이번 사건의 발단이라고 했다”며 두 사람의 ‘또 다른’ 사이를 쟁점화시켰습니다.

고 씨는 이에 “답변할 가치도 없다. 신성한 헌법재판소에서 (그런 주장을 하다니)역겹다”며 단호하게 일축했습니다. 앞서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대통령 측은 “고 씨가 돈 때문에 나이 많은 최 씨와 성관계를 가져야 하는 게 힘들다고 한 것을 들었느냐”며 증인 차은택 씨에게 물었습니다. 대통령 측은 9일 열린 12차 변론에서도 “최순실과 고영태가 남녀 관계로 보였냐”는 같은 질문을 조성민 더블루K 전 대표에게 했습니다. 조 전 대표는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로 보였다”며 남녀관계 의혹에 선을 그었습니다.

최 씨에게 확인하면 간단히 가려질 사안을 최 씨 변호인과 대통령 측이 야릇한 이슈를 다소 억지스럽게 끄집어내는 속사정을 세간에서는 궁금해 합니다. 헌재에서 대통령 측이 ‘불륜설’을 지피면 최 씨 재판에서 변호인이 재차 거론하면서 최 씨와 고 씨 사이를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평결이 임박해지면서 속출되는 광경 중 하나입니다. 불륜설을 퍼뜨리는 저의가 무잇일까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손 의원은 얼마전 CBS와 인터뷰에서 “불륜으로 몰고 가고 치정으로 몰고 가서 (최 씨 와 대통령측이)그들이 원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최 씨는)손자까지 둔 할머니다”며 “(불륜설 제기는) 국민들이 (탄핵정국 본질을)제대로 보지 못하게 눈을 흐리는 것”이다고 꼬집었습니다.

최 씨와 고 씨를 남녀관계로 '엮으면서' 탄핵 인용에 유리한 고 씨의 진술 신뢰성을 떨어 뜨리고 사생활 이슈를 점화시켜 대중의 눈길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행위로 보는 것입니다. 헌재 탄핵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최 씨측과 대통령 측이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야권진영에서는 해석하고 유사한 반격이 앞으로 더욱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탄핵 기각설 선고 연기설등 근거없는 루머가 나돌면서 야권은 탄핵 위기론을 앞세워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광화문 한 촛불집회 모습. /이덕인 기자
'탄핵 기각설' '선고 연기설'등 근거없는 루머가 나돌면서 야권은 '탄핵 위기론'을 앞세워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광화문 한 촛불집회 모습. /이덕인 기자

헌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증인신문을 22일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국회와 박 대통령 양측에 탄핵심판에서 그동안 주장한 내용을 정리한 서면을 23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리서면 제출 요구는 더 이상 증인신문이나 증거조사 기일을 열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마지막 증인신문 후 최종변론과 평의와 평결 결정문 작성등의 통상적 과정을 감안하면 이 헌재소장 권한대행릐 3월13일 퇴임이전에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큽니다.

보수와 진보, 여권과 야권, 탄핵 인용의 촛불 집회와 탄핵 기각의 태극기 집회가 국회에서 광장에서 온라인에서 각각 목소리를 내면서 마찰과 대립을 빚었지만 탄핵열차는 아직까지는 제 궤도을 이탈하지 않고 순리대로 달리고 있습니다. 다음달 초에 탄핵열차는 멈추고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은 새로운 열차를 출발시킬 겁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최종 심판일이 점점 다가옴에 따라 광장의 함성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기탄핵을 요구하는 성난 시민의 '촛불집회'와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특정 보수들의 '태극기 집회'가 충돌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탄핵정국이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면서 예민하고 휘발성 강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박한철 헌재소장 퇴임전 열렸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 모습. 헌재가 오는 22일 증인신문을 마무리할 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탄핵심판이 3월초에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사진공동취재단
박한철 헌재소장 퇴임전 열렸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 모습. 헌재가 오는 22일 증인신문을 마무리할 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탄핵심판이 3월초에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사진공동취재단

시중에 근거 없이 나도는 일종의 가짜 뉴스와 루머들 양상은 괴이할 정도입니다. '탄핵 기각설'과 '선고 연기설'이 뉴스 형태로 혹은 '~카더라'형태로 횡행 중입니다. 헌재 재판관 실명을 들면서 '누구 누구는 탄핵을 인용할 것이다, 기각할 것이다'라는 말마저 그럴듯하게 포장돼 유포되고 있습니다. 탄핵심판 선고 직전 박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해 대국민 여론전에 나서면서 선고기일을 이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 날짜인 3월13일 이후로 미뤄 '7인 재판부'에서 승부를 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야권 진영은 '탄핵 위기론'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째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 않다"라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지난 6일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습니다. 대통령 변호인단의 지연전략, 새누리당 인사들의 친박집회 참석, 특정 보수세력 태극기집회등 불과 한달 전만 하더라도 생각할 수 없는 '박근혜 대통령 사수'움직임이 전개 중입니다.

헌재의 신속하고 공정한 심판을 국민들은 기대합니다. 재판 진행 및 선고 시기, 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불순한 정치적 의도는 근절해야 합니다. 헌재도 지금까지의 광장 외침을 잘 듣고 있었을 겁니다. 민심과 법리에서 역사적 평결을 내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근거 없는 이슈를 만들고 루머를 조작하고 유포하는 세력들은 그 저의가 분명합니다. '최순실 불륜설'을 법정에서 입에 담는 속내를 국민들은 잘 꿰뚫어 보고 있습니다.

sunmoon4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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