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썰전' 문재인의 재발견, '시청률+약점' 다 잡았다
입력: 2017.02.10 11:00 / 수정: 2017.02.10 11:08
썰전 문재인 입담 눈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밤 방송된 JTBC 시사 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서 대선 후보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며 입담을 뽐내 눈길을 끌었다./ JTBC 방송 화면 갈무리
썰전 문재인 입담 눈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밤 방송된 JTBC 시사 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서 대선 후보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며 입담을 뽐내 눈길을 끌었다./ JTBC 방송 화면 갈무리

[더팩트 | 오경희 기자] '대선 재수생' 문재인이 달라졌다. 여야를 통틀어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세'답게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약점은 강점으로 바꾸고, 맷집은 더 세졌다. 문 전 대표의 변신은 9일 밤 방송된 JTBC 시사 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서 드러났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이날 '썰전' 시청률은 8.174%(이하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선 주자로 '썰전'에 출연한 문재인 전 대표는 방송에서 학생운동으로 구속됐던 지난 시절을 얘기하며 "제가 재수에 강하다. 대학도 재수, 사법시험도 재수, 지금도 재수"라고 대권 도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의 화법과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저는 (후보)검증이 끝났다"고 자신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측근으로 일했던 때 등을 들어 "국정경험이 있다"고 내세웠다. 또 "모든 지역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다"며 자신이 적합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2월 1주차 주간 조사 기준으로, 경기·인천과 TK(대구·경북), 40대 이상 전 연령층, 민주당 지지층, 진보층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TK에서 지난해 5월 4주차 이후 약 8개월 만에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또 서울, 경기·인천, 충청권, PK, 호남 등 조사 이래 처음으로 모든 지역에서 선두로 부상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전원책 변호사의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납득할 수 없는 비판, 비난도 참을 수 있나?란 질문에 참아야죠라고 단호하게 답하고 있다./JTBC 방송 화면 갈무리
문재인 전 대표가 전원책 변호사의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납득할 수 없는 비판, 비난도 참을 수 있나?"란 질문에 "참아야죠"라고 단호하게 답하고 있다./JTBC 방송 화면 갈무리

'카리스마 부족' 지적을 받아온 문재인 전 대표는 '썰전'의 논객인 전원책 변호사의 '송곳 질문'도 피하지 않았다. 전원책 변호사는 문 전 대표에게 "국가통합보다는 청소를 하려 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반대편을 배척하려한다는데"라고 물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적폐 청산이 사람에 대한 보복을 말하는 건 아니다. 그동안의 부패 권력을 사유물로 여겼던 권위주의적인 행태들을 씻어내고, 정상의 나라로 가자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또한 문재인 전 대표의 '간판 공약'인 일자리 81만개 창출과 관련해 전원책 변호사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너무 편의적으로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자, 그는 "2017년도 고용 예산 17조원이 책정됐다. 예산을 효율 있게 사용하면 질 좋은 자리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9급 공무원 초임이 연봉 2000만 원 수준이다. 예산 10조원만 늘리면 일자리 50만개를 늘릴 수 있다"고 구체적인 수치와 계획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자신을 향한 '비판' 세력에 대해서도 문재인 전 대표는 여유로운 자세를 보였다. 그는 '반문연대 움직임'에 대해 "기분 나쁘지는 않다. 제가 1등이고, 대세라는 뜻 아니냐"면서 "저는 국민을 보고 정치하고, 그분들은 절 보고 정치하니 승부는 뻔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스스로 '대세'임을 인정했다.

일잘 81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전 대표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JTBC 방송 화면 갈무리
'일잘 81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전 대표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JTBC 방송 화면 갈무리

사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전후 연설과 강연, 토론 등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상도 사투리가 강하고 발음이 새 전달력이 떨어지며 다소 어수룩해 보인다는 게 문 전 대표의 화법상 약점으로 꼽혔다. 문 전 대표의 발음이 새는 이유는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과로로 치아 10개가 모두 빠졌고, 지난 대선 전 총선을 치르면서 나머지 치아도 빠져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문재인 전 대표 본인도 발음 교정 등을 위해 밤샘 연습을 하기로 유명하다. 4년 간 수행과 기다림이 '썰전' 방송에서 빛을 발했던 걸까. 방송 직후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의 반응은 "카리스마가 있었다" "입담이 늘었다" 등 호의적이었다. 여기에 문 전 대표는 앞서 다른 대선 주자들의 출연과 비교했을 때 '최고 시청률'이란 타이틀까지 얻었다. 그는 '대세 후보'로서 자질을 검증 받았고, 이미지도 상승시키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상승세' 흐름을 탄 문재인 전 대표, 그의 '대권 재수행' 종착지는 어디일까.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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