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손학규+국민의당' 스몰텐트, 얻고 잃는 것
입력: 2017.02.08 05:00 / 수정: 2017.02.08 05:00

손학규(오른쪽)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국회에서 국민의당과 합류를 전격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국민의당 주승용(왼쪽) 원내대표·박지원(가운데)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남윤호 기자
손학규(오른쪽)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국회에서 국민의당과 합류를 전격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국민의당 주승용(왼쪽) 원내대표·박지원(가운데)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과 한배를 탔다. 손 의장은 7일 국민의당과 전격 통합을 선언하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잡았다.

손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늘 국민주권개혁회의는 국민의당과 통합을 선언한다. 개혁세력을 하나로 모아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새로운 나라,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3월 빅뱅론'을 예고한 손 의장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얼마 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 했는데, 이게 빅뱅의 시작이고 오늘 주권회의와 국민의당 통합도 또다른 빅뱅 시작이 될 것"이라면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통합한다고 하자, 먼저가서 잘하라고 했다. 이제 개혁세력의 총결집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각종 '텐트론'이 난무한 가운데, 국민의당 중심의 '스몰텐트'가 가장 먼저 꾸려지면서 제3지대 정계개편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란 의미다. 만약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바른정당 등이 모이면, '스몰텐트'가 '빅텐트'가 되고 따라서 대선지형엔 격변이 일어날 전망이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과 통합을 선언한 뒤, 손 의장 측 이찬열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 최고위원들이 손 의장과 이 의원을 둘러싸 격려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과 통합을 선언한 뒤, 손 의장 측 이찬열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 최고위원들이 손 의장과 이 의원을 둘러싸 격려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일단 '스몰텐트'로도 야권 대선레이스엔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에도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존재감이 미미한 손 의장이 손을 잡아 반전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사당'이라는 오명을 씻고, 안 전 대표 중심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를 '경쟁 구도'로 이끌며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대결구도의 민주당 경선으로 모아진 시선을 국민의당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 천정배, 손학규, 아직 안들어왔지만 정운찬까지 일주일에 한두번씩 당 지도부 회의에 오라고 해서 좋은 말씀도 하시고 때로 한번씩 충돌도 하시는 모습 보이면 좋을 것 아니냐"면서 "당에선 공정한 경선을 치르도록 노력하고, 후보들은 서로 경쟁적으로 하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와 손 의장 등 '스몰텐트'는 '반문정서'를 형성해 '빅텐트'를 구상할 가능성도 커졌다. 문 전 대표를 제외한 세력이 모여 비판 공세로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면서, 문 전 대표의 독주 체제를 견제하는 구도다.

이날만 해도 손 의장과 박 대표는 '반문 공동 전략'을 구사했다. 손 의장은 또한 "모든 대세론은 허상이다. 안정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유능한 개혁세력이 나서야 한다"면서 "국민의 말을 들어보라. '그 사람 되겠어? 안 되겠다'가 국민의 말 아닌가"라고 했다.

박 대표도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 사람들은 굉장히 불안감과 혼란을 느끼면서 '문재인 공포증'이 올 것이다. 그래서 우리당의 중도합리적, 안정적 후보들을 택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가 손 의장과 국민의당의 통합을 두고 '국민의당은 우리와 통합할 당'이라고 한 데 대해 "사람은 이루지 못할 꿈은 자꾸 생각하고 말하게 된다. 꿈깨라고 하라"고 일침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안철수 사당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젠 원만한 당내 경선을 위해 당직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은 중립을 지키자는 건을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영무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안철수 사당'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젠 원만한 당내 경선을 위해 당직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은 중립을 지키자는 건을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영무 기자

또 국민의당 내부 결속력을 다지며 지지율을 반등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수차례 외부영입을 위해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상대편이 거절하면서 분위기가 침체된 상태다. 이는 곧 당 지지율과 안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세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 나온다.

손 의장이 '정계복귀'를 선언하기 전부터 그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해왔고, 삼고초려 끝에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DJ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자 현 박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지난해 8월 DJ 7주기 추도식을 주관했던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은 손 의장의 합류를 앞둔 지난 6일 '목포 하이도'에서 손 의장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던 이야기를 꺼내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손 의장의 지지율이 낮아 국민의당과 통합 자체가 정치적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안 전 대표 중심으로 쏠린 당 체제로 손 의장이 '불쏘시개' 역할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이다.

국민의당 내 한 초선 의원은 "안 전 대표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현재 정치적 비중을 고려하면, 반짝 흥행이 되거나 '킹메이커'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천정배 전 공동대표도 안 전 대표에게 항상 밀리고 있지 않나. 지난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안 전 대표가 나선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같은 반응을 의식한 박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장 '중립 선언의 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당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안 전 대표를 당 대표로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많은 홍보를 했지만, 이젠 원만한 당내 경선을 위해 당직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은 중립을 지키자는 건을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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