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정현식·고영태 "최순실·청와대, K스포츠재단-더블루K 깊숙이 개입"
입력: 2017.02.07 14:49 / 수정: 2017.02.07 14:49

비선 실세 최순실 씨(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앞줄 가운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이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 운영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진공동취재단
'비선 실세' 최순실 씨(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앞줄 가운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이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 운영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조성민 전 더블루K(케이) 대표와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회사와 재단 운영에 청와대와 최순실(61) 씨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정현식 전 사무총장은 7일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수석이 같은 내용의 업무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정현식 전 사무총장은 "최순실 씨가 업무 지시를 하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 안종범 전 수석이 연락했다"며 "(업무 지시) 내용은 같았다. 일종의 확인 과정인 것은 맞는데 어떤 형태로든 교감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에는 안종범 전 수석과 최순실 씨가 서로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 직접 연락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형태로든 청와대가 이 일(재단 업무)에 관심과 관리, 추진 등을 하겠구나'라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K스포츠재단 직원 채용 및 부서 배치 결정과 관련 "최순실 씨의 재가가 있어야 결정됐다"고 말했다.

즉, 박근혜 정부 '비서 실세' 최순실 씨가 재단을 실질적으로 총괄했다는 게 정현식 전 사무총장의 주장인 셈이다.

더불어 정현식 전 사무총장은 "최순실 씨라고 (특정을) 하지 않았지만, '(재단 운영) 가이드라인을 주는 여성이 있는데, 윗분(대통령)과 의도가 같은지 확인할 수 있겠느냐'고 안종번 전 수석에게 물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7일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지난해 3월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가 맺은 업무협약으로 회사의 이익 일부가 재단으로 기부됐다고 증언했다. /문병희 기자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7일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지난해 3월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가 맺은 업무협약으로 회사의 이익 일부가 재단으로 기부됐다"고 증언했다. /문병희 기자

◆더블루K 자금, K스포츠재단으로 흘러 들어가

이와 함께 최순실 씨가 더블루K 업무에도 관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현식 전 총장은 "재단은 재단이고 더블루K는 더블루K인데 서로 엮이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3월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가 맺은 업무협약 제가 지시한 게 아니라 최순실 씨가 한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더블루K의 수익이 K스포츠재단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도 드러났다.

그는 '업무협약 내용이 더블루K가 수익 20∼30%를 재단에 기부한다는 내용이었느냐'는 질문에 "(더블루K) 이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내용은 맞지만 구체적 규모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의 10차 공판에서 최순실 씨를 통해 안종범 전 수석과 김종 전 차관 등을 만났다고 증언했다. /더팩트DB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의 10차 공판에서 "최순실 씨를 통해 안종범 전 수석과 김종 전 차관 등을 만났다"고 증언했다. /더팩트DB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 "최순실 통해 안종범·김종 만났다"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의 10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더블루K가 권력형 비리를 갖고 있구나"라고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더블루K에서 대표로 있었다.

조성민 전 대표는 "최순실 씨 지시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며 안종범 전 수석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을 잇따라 만났다"며 "등기부상 제가 대표이기 때문에 (나중에) 이용당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퇴사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월 문체부 산하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스포츠선수단 창단' 제안서를 만든 다음주 바로 김종 전 수석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며 "당시 최순실 회장의 정·재계 인맥이 넓다고 생각해 큰 의심을 하진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며칠 후 안종범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GKL이라는 회사쪽에서 전화가 오면 일을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뿐만 아니라 최순실 씨와 청와대 측(안종범 전 수석, 김종 전 차관)이 더블루K, K스포츠재단 업무협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 진술도 나왔다.

조성민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의 업무협약을 맺기 두 달전(1월 26일) 안종범 전 수석과 김종 전 차관, 정현식 전 사무총장을 함께 만났다.

조성민 전 대표는 '최순실 씨 지시로 김종 전 차관에게 더블루K에 대한 협조을 구하자 그가 지원을 약속했냐'는 검찰 질문에 "그런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검찰이 "청와대 경제수석이 문체부 현직 차관을 불러내 민간기업 대표를 소개하고 조언과 지원을 약속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성민 전 대표는 "이해가 잘 안되고 두려움을 가졌던 부분이다. 당시 교문수석과 경제수석, 현직 차관을 만나면서 최순실 씨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6일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역시 "회사는 최순실 씨가 운영했다"고 증언했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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