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문재인과 공시생의 대화 "배부른 소리 아닌가요?" (영상)
입력: 2017.02.06 17:47 / 수정: 2017.02.06 21:30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을 방문해 공공일자리 확대 의사를 밝히며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을 격려하고 있다./노량진=문병희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을 방문해 공공일자리 확대 의사를 밝히며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을 격려하고 있다./노량진=문병희 기자

[더팩트 | 노량진=오경희 기자] 공시생(공무원시험준비생)의 질문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배부른 소리 아닌가요?"라며 우스갯소리로 되묻는다. 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6일 공시생들을 응원하고자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을 찾아 이들의 애로사항을 들었고, 이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곧 시험을 앞둔 터라 문 전 대표와 공시생들의 만남은 약 20여 분 남짓 쉬는 시간 동안 이뤄졌다.

오후 2시 42분께 공시생들의 강의실을 찾은 문재인 전 대표는 "반갑습니다. 한창 바쁘실텐데 쉬는 시간을 방해하는 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앞 시간에 문제풀이 하셨다면서요? 많이들 맞혔습니까?"라며 인사를 건넸다. 언론고시 출신의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와 국정원 공채 7급 출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동작갑 의원의 소개도 잊지 않았다.

'인권 변호사' 출신의 문재인 전 대표는 "저는 아시다시피 사법시험을 쳤는데 그 시절은 이런 고시학원이 없었고, 독서실, 절 또는 여기 저기에 작은 고시촌 마을이 있어서 이 보따리 저 보따리 짊어지고 독서실과 절, 고시촌을 전전하면서 공부를 했었거든요. 한 1년정도 그렇게 보냈습니다"라고 공시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표는 "오늘 정책이나 공약을 말하러 온것은 아니고 너무 고생들 하셔서 잠시 쉬는시간에 응원도 하고 격려도 드리고 싶어서 찾아왔다"며 "고충이나 정치에 반영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말해 달라"고 물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애로사항을 묻자 한 공시생이 질문을 하고자 마이크를 건네받고 있다./문병희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애로사항을 묻자 한 공시생이 질문을 하고자 마이크를 건네받고 있다./문병희 기자

공시생 서 모 씨는 "합격자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합격하고 나서 부처 선택을 하는 데 고충을 겪고 있다고 들었어요. 왜냐하면 부처간 격차가 심해서 꺼려하는 부처가 많거든요. 부처간 격차를 해결해 주실 수 있는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문재인 전 대표는 "아이고 뭐. 좀 배부른 고민하는거 아니에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공시생들 모두 웃음이 터졌다. 서 씨의 질문을 무시한 게 아니라 부처 간 격차 해소 이전에 '일자리 확대'가 먼저라는 취지에서였고, 공시생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문 전 대표는 "정원부터 많이 늘려야 합니다. 실제로 지금 공공부문은 많이 부족합니다. OECD 국가들은 전체 고용 가운데 정부와 공공부문 차지 비율이 21.3%쯤 됩니다. 그런데 한국은 불과 7.6%로, OECD 평균의 3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표는 "우리가 절반정도만 따라가도 81만개의 일자리를 늘릴수 있거든요. 소방공무원만 해도 1만9000명이 부족한데 법적 기준만 채워도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보고, 그것이 청년 일자리 해결의 첫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얼마 전 그런 일자리 정책을 발표를 했는데 반드시 실천을 해서 일자리 대통령이 꼭 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공시생은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등 폐지론'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재명 시장은 얼마 전 공개적으로 사시를 존치해야 한다고, 외무고시를 부활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문 전 대표는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시 존치 주장에 대해 참여정부 때 사람으로서 이제 와서 돌아가자고 하긴 어려운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문병희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시 존치 주장'에 대해 "참여정부 때 사람으로서 이제 와서 돌아가자고 하긴 어려운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문병희 기자

문재인 전 대표는 "사법과 행정, 외무고시는 다르다고 본다. 사법시험은 참여정부 때 법조인 양성제도를 사법에서 로스쿨로 전환했거든요.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이제 와서 사시로 돌아가자고 하긴 어려운 입장"이라며 "행시와 외무고시인 경우, 같은 선에서 같이 공무원이 된 후 점점 승진해서 장관까지 가면 좋을텐데 어떤 공무원은 9급에서 시작하고 어떤 공무원은 곧바로 간부가 되고 이런 것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 원론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도 노량진을 찾아 '컵밥 대화'를 한 적 있던 문재인 전 대표는 "정말 너무나 고생을 하셔서 이제 좀 젊은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추운날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꼭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뒤에 우리가 더 어려워진거 같습니다"라며 "여러분들의 꿈이 꼭 이뤄지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라고 격려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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