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靑 압수수색 거부' 비난 여론 급등…"법 위에 군림? 황교안 승낙하라"
입력: 2017.02.03 15:33 / 수정: 2017.02.04 08:18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일 오전 10시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군사상 보안 시설 및 공무상 비밀 보관 장소라는 이유로 막아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남윤호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일 오전 10시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군사상 보안 시설 및 공무상 비밀 보관 장소'라는 이유로 막아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일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군사상 보안 시설 및 공무상 비밀 보관 장소'라는 이유로 막아서면서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청와대를 향해 압수수색에 응할 것을 요구하며 청와대 처사를 비난했다.

민주당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향해 압수수색을 승낙할 것을 압박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압수수색 승인 권한은 황 대행에게 있다"면서 "황 대행은 친박이 예쁜 늦둥이라는 낮 뜨거운 찬사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압수수색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오후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은 약속한 대로 특검의 압수수색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특검의 압수수색 대상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증거"라면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청와대가 특검의 압수수색에 협조하도록 충분한 조치를 취해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법과 원칙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서 바라본 헌법재판소(오른쪽 둥근 지붕) 왼쪽 뒤편으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남용희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서 바라본 헌법재판소(오른쪽 둥근 지붕) 왼쪽 뒤편으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남용희 기자

바른정당 역시 "청와대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특검 수사에 시간 끌기와 여론전으로 일관하지 말고 특검 압수수색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청와대는 법 위에 군림해선 안 된다"며 "압수수색에 성실히 임하는 게 국정혼란에 힘들어하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소설가 이외수는 이날 SNS를 통해 "청와대, 박근혜가 주장한 대로 아무 죄가 없다면 왜 특검의 강제수색을 거부하는 겁니까"라면서 "국민들은 그 사실만으로도 죄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고위직이라도 법 위에 군림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제수색은 국민의 뜻입니다. 거부가 능사는 아닙니다"라며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를 비난했다.

소식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들도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과 달리 사사건건 조사나 재판을 방해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모든 의혹이 조작된 내용이라면 당당하게 조사에 응해 사실을 밝히면 될 것을 계속 회피하는 모양을 보여 오히려 의심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보수 세력은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이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는 페이스북에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한 특검에 대해 "지금 미친 특검이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하겠다며 청와대에 들이닥쳤다고 한다"면서 "절대 저런 반역집단에게 문을 열어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전 아나운서는 "특검 이 자들의 무소불위, 안하무인의 법질서 파괴, 대한민국 헌법 가치 파괴, 이적 행위에 치가 떨리는 기분"이라면서 "처음으로 살의(殺意)를 느낀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특검이 청와대의 비협조로 5시간여만에 철수한 것에 대해 SNS에 분노를 표출했다.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 씨에게 청와대 출입이 허가된 것을 꼬집는 게시글이 가장 많았다.

누리꾼들은 "순실이는 출입하는데, 특검은 안 된다고? 이런 법이 어딨어. 미치겠구만(@cald****)" "법 위에 있는 놈들이구만. 기가 막힌다. 뭐가 구려서 응하지 못한다는거냐(@benr****)" "국회의원들은 지금 당장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서라도 압수수색하라.(@4720****)" "숨기는 자가 범인입니다. 문여세요.(@moon****)" 등 격분했다.

한편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 압수수색팀을 보내 청와대 경내 진입을 시도했지만 청와대는 오후 2시 군사상 보안 시설 및 공무상 비밀 보관 장소라는 이유로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했다. 특검팀은 오후 2시 50분께 청와대에서 철수했으며,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경내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못하면, 황 권한대행에게 정식으로 협조요청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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