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출마' 반기문 "다른 정파·정당에 힘 실어줄 계획 없다"
입력: 2017.02.02 08:15 / 수정: 2017.02.02 08:22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누구에게도 힘을 실어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배정한 기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누구에게도 힘을 실어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누구에게도 힘을 실어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기문 전 총장은 1일 오후 갑자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 "대한민국 어떤 지도자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지만 벽이 높았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사당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어떤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다른 정파나 정당에 힘을 실어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당적이 없는 사람이고 어떤 당에도 부담이나 신세를 진 적 없고 인연이 없다. 앞으로 개인 자격, 전직 유엔 사무총장,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 사회 원로로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정당 입당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반 전 총장이 귀갓길에 한 발언은 이날 기자회견의 마포 사무실에서 참모들에게 한 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참모들에게 "보수의 소모품이 되라는 이야기는 보수지만, 내 양심상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했다. 귀국 후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반 전 총장의 심리적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반 전 총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 후 마포 사무실에서 참모들에게 보수의 소모품이 되라는 이야기는 보수지만, 내 양심상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병희 기자
반 전 총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 후 마포 사무실에서 참모들에게 "보수의 소모품이 되라는 이야기는 보수지만, 내 양심상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병희 기자

반 전 총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 이유에 대해 "남의 기회를 막을 필요 없이 일찌감치 결정하는 게 낫겠단 생각이다"라며 "지난 20일간 정치교체를 통해 정치문화를 바꿔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벽이 높고 능력이나 이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권력욕이 강해 이걸 하겠다고 한 적 없다. 순수하게 시도해 본 것이다. 완전히 인격말살하고, 계속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새벽에 아내와 심각하게 논의하고,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낫겠다고 결심했다. 소박하게 시작해서 소박하게 끝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갈가리 찢어진 국론을 모아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협치와 분권의 정치문화를 이뤄내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이것에 제 몸과 마음을 바친 지난 3주, 짧은 시간이었다"며 "그러나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인에 가까운 음해에 짓밟혔다. 각종 가짜뉴스로 인해 정치교체 명분은 실종되면서 오히려 제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간 몸담았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겼다"고 밝혔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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