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반기문의 '촛불민심' 평가 "변질된 면이 있다"
입력: 2017.01.31 16:47 / 수정: 2017.02.01 15:48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31일 자신의 사무실인 마포 트라팰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 정치지도자들에게 개헌추진협의체를 제안했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을 비판했다. /문병희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31일 자신의 사무실인 마포 트라팰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 정치지도자들에게 '개헌추진협의체'를 제안했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을 비판했다. /문병희 기자

[더팩트 | 마포=서민지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31일 '대선 전 개헌'을 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여야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31일 오후 자신의 사무실인 마포 트라팰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 정치지도자들에게 '개헌추진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개헌을 통해 반 전 총장 중심으로 '친박(박근혜)·친문(문재인)'을 제외한 세력을 모아, 빅텐트를 치기위한 구상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설 연휴 전후로 범여야의 정치지도자들을 만난 소회를 밝히며 "제가 만난 정치지도자 모두가 소위 패거리 정치, 패권 정치 이런 것이 더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는 데 공감했다. 패권정치로 국민 편을 가르고 갈등을 부추기고, 분열시키고, 대립 양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문제"라면서 '친박·친문 세력'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31일 자신의 사무실인 서울 마포 트라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마포=문병희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31일 자신의 사무실인 서울 마포 트라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마포=문병희 기자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패권주의'를 청산하기 위한 해법으로 '대선 전 개헌'을 내놨으며, 그 일환으로 '개헌추진협의체'를 운영하자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헌법이 재정된 지 30년이 지났다. 그 사이 대통령들이 한분도 예외없이 실패한 대통령이 되고 국민께 존경받지 못했다. 그건 제왕적 대통령제이기 때문"이라면서 "이젠 낡은 틀을 깨야한다. 헌법을 고쳐서 승자가 제왕적으로 독식하는 것을 바꿔 분권과 협치가 가능한 새로운 제도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전 개헌'을 반대하는 민주당과 문 전 대표 측을 정조준해 "민주당과 그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는 '개헌을 하기엔 시간이 없다'고 한다.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정치교체 뒤에 숨은 패권주의들의 열망을 더이상 감추려 해선 안 된다"고 질타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31일 광장 민심, 초기 순수한 뜻보다는 변질된 면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마포=문병희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31일 "광장 민심, 초기 순수한 뜻보다는 변질된 면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마포=문병희 기자

이어 "민주당은 '지금이 개혁을 할 때지 개헌을 할 때는 아니다'라고 말을 하는데, 개헌이 개혁의 시발점"이라면서 "개헌추진협의체는 국회에 설치된 개헌특위와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개헌특위가 만약 일부 정당·정파의 반대로 제기능을 못하게 될 때는 개헌추진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헌 추진 협의체' 구상은 '반문연대'를 구축하는 것일뿐, '촛불민심'을 더 살핀 후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격변하는 촛불민심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는 뜻을 표했다.

반 전 총장은 "광장의 민심은 지금까지 잘못된 정치들을 확 바꾸라는 것인데, 지나고 보니까 광장의 민심이 초기의 순수한 뜻보다 변질된 면도 있는 것 같다. 가보진 않았지만 TV화면을 보면 플래카드나 구호 등이 달라지고 있단 느낌을 받았다. 달라진 요구들이 더 많이 나오고 있어서 그런 부분들은 좀 경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헌을 통한 빅텐트'를 치기엔, 지지율이 지지부진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지지율이 낮은 것과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다. 지지율을 몇년 간에 걸쳐 주시해보면, 그때그때 따라 국민들의 반응이 상당히 달라진다. 제가 앞으로 하는 것에 따라서 국민의 신임여부, 지지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31일 자신의 사무실인 마포 트라팰리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포=문병희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31일 자신의 사무실인 마포 트라팰리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포=문병희 기자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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