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교민이 본 법정의 정유라 "웃다가 울다가 이상한 소리"
입력: 2017.01.31 11:09 / 수정: 2017.01.31 13:38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30일(현지시각) 정유라 씨의 구금 연장 심리를 본 교민은 주눅이 들지도 않았고, 억울하다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올보르 법원은 정 씨의 구금을 다음 달 22일까지 연장했다. /배정한 기자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30일(현지시각) 정유라 씨의 구금 연장 심리를 본 교민은 "주눅이 들지도 않았고, 억울하다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올보르 법원은 정 씨의 구금을 다음 달 22일까지 연장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구치소가 살만한지 변호사랑 인사할 때 웃기도 하고…."

정유라(21) 씨를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 법정에서 본 교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은 30일(현지 시각) 검찰이 요청한 정 씨의 구금 연장을 다음 달 22일까지로 결정했습니다. 정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의 딸로 국내 송환 시기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 씨가 지난 1일 체포된 후 구치소에 구금된 지 4주가 지났습니다. 이 기간 정 씨의 국내 송환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덴마크 검찰은 지난 27일 한국에 정 씨와 관련한 추가 자료를 요구하고 구금 연장을 요청했습니다.

최 씨가 지난 25일 "억울하다"고 고래고래 소리쳤던 그의 딸 정 씨는 법정에서 어땠을까요. <더팩트>는 이날 법정에서 정 씨의 심리를 지켜본 교민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스웨덴 남부도시 룬드에 거주 중인 임지애(34) 씨는 정 씨의 모습과 관련해 "살은 좀 빠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심리에서 웃다가 울다가 이상한 소리를 했습니다"하고 말했습니다. 임 씨는 지난 13일과 14일 정 씨가 구금된 구치소 앞 촛불집회를 기획한 교민이기도 합니다. <더팩트>는 임 씨와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정 씨의 법정 모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 씨의 구금 연장 심리를 지켜본 임지애(왼쪽) 씨는 아무래도 정치적 망명을 꿈꾸는 것 같다라며 학교도 한 번밖에 가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에서 놀랐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정 씨가 구금된 구치소 앞에서 촛불집회에 나선 교민들. /배정한 기자
정 씨의 구금 연장 심리를 지켜본 임지애(왼쪽) 씨는 "아무래도 정치적 망명을 꿈꾸는 것 같다"라며 "학교도 한 번밖에 가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에서 놀랐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정 씨가 구금된 구치소 앞에서 촛불집회에 나선 교민들. /배정한 기자

법정에 들어선 정 씨는 방청석 하나하나를 다 보았다고 합니다. 임 씨는 정 씨의 모습이 "해맑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정 씨가 지금 국내에서 자신의 어머니인 최 씨로 벌어지고 있는 사건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음을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임 씨는 "주눅 들어있는 모습은 전혀 없었습니다. 실제로 보니 공부도 못하고 말도 안 들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학교에 한 번밖에 가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데 '참 자랑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그런데 갑자기 국민의당 이야기를 꺼내서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정치적 망명을 꿈꾸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정 씨는 이번 구금 연장 심리에서 20개월 된 자신의 아이 이야기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와 함께 있지 못한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데는 덴마크가 인도주의적 측면을 상당히 인정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임 씨는 법정에서 정 씨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고 했습니다.

정 씨가 구금된 덴마크 올보르 구치소. /배정한 기자
정 씨가 구금된 덴마크 올보르 구치소. /배정한 기자

그는 "정 씨가 '전남친 아니 전남편…그러니까, 아기 아빠'라고 말했습니다. 좋게 말하면 해맑다(?)고 해야 할까요"라면서 "저도 '염병하네'라고 세 번 외칠걸 그랬나요"라고 했습니다. 지난 25일 정 씨의 엄마인 최 씨의 "억울하다"는 고함에 특검 사무소 청소 아주머니가 느낀 그 감정이었나 봅니다.

임 씨는 법정에선 정 씨를 꼭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 몇 시간을 달려간 이유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 씨의 모습에선 반성하는 모습은 없고, 정치적 피해자, 아기 엄마 등을 강조하는 자세에 어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정 씨는 어떻게든 국내 송환을 피해 보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아이나 정치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으로 인해 피해를 본 학생이나 국내 혼란에 대한 죄책감보다 여전히 자신의 안위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을 보니 그 엄마에 그 딸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편 덴마크 검찰은 정 씨의 구금이 다음 달 22일까지 연장됨에 따라 그때까지 국내 송환을 검토해 결정할 예정입니다. 검찰이 정 씨의 송환을 결정하면 정 씨는 3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 씨의 송환은 앞으로 몇 개월이 더 소요될 전망입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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