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대선'이 점쳐지는 가운데 이번 설 명절의 '밥상머리' 민심이 향후 대선 정국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세준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정치권이 설 명절을 앞두고 민심잡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지도부는 설 연휴를 앞둔 26일 주요 기차역사를 찾아 일찌감치 귀향 인사에 나서는 등 민생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실상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심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설 연휴 '밥상머리' 민심은 차기 대권 구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가와 친지가 모처럼 한데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명절은 여론 형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쳐 왔다. 이번에도 설 민심은 향후 대선 정국에서 승부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명절 대화의 단골 소재인 정치 현안이 이번 설 연휴에도 밥상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정치 현안 가운데 3대 이슈를 꼽아봤다.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 보면 문재인(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더팩트 DB |
올 설 화두는 단연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꼽을 수 있다. 대선주자들이 설을 앞두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등 서서히 대선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항마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꼽힌다. 아직 대선 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아 섣불리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본격적인 대선 경쟁 과정에서 변수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
현재 범여권과 범야권의 대선후보군은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경쟁력을 갖춘 대선주자로 평가된다. 범여권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보수층 결집을 등에 업고 급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대권을 정조준한 상태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 역시 대선에 뛰어들었다.
대선주자들은 향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나름의 인지도와 다퉈볼 만한 지지층이 있어 낙마 여부를 쉽게 점칠 수 없다. 관전 포인트는 반 전 총장이 독자세력을 구축할 것인지, 기성 정당과 손을 잡을 것인지 여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인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 선고 시점도 주목되는 이슈다.
오는 30일 임기를 마치는 박한철 헌재 소장은 25일 탄핵소추안 선고 시점을 3월 13일 이전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리인단이 심판 절차의 공정성을 의심하면서 전원 사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대리인단이 모두 사퇴할 경우 헌재법에 따라 대리인단이 다시 꾸려질 때까지 심판 일정이 연기된다. 당연히 선고가 연기되고, '대선 시계'는 멈춘다.
만약 헌재가 2월 말 또는 3월 초에 선고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의 청구를 '인용'할 경우 4월 말, 5월 초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관측이 많다.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각'이 나오면 기존대로 12월에 대선이 치러진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헌재가 박 대통령이 '삼성합병' 뇌물죄를 적용을 받아들인다면 '인용'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녹취파일' 등의 핵심 증거가 갖춰진 상황이라는 점이 작용한다. 반면 박 대통령의 뇌물죄 이해관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기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한 전시회 '곧바이전(곧, BYE! 展)'이 열리고 있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박 대통령을 풍자한 '더러운 잠'은 나체그림에 박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돼 논란이 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 풍자화 '더러운 잠'에 대한 논란도 최근 '핫'한 이슈다.
표 의원과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 연대'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곧 바이전'을 열고 '더러운 잠'을 비롯해 패러디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
'더러운 잠' 그림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것으로, 그림 속에는 박 대통령이 나체로 표현됐으며 주사기 다발을 든 최순실 씨도 함께한다. 이들 뒤로는 세월호가 침몰하는 장면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미사일 등이 그려져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헌법이 보장한 '표현(예술)의 자유'라는 이유를 들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과 반대로 '여성 비하'와 박 대통령의 인격 침해라는 평가가 갈리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박 대통령 풍자 누드화에 대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25일 조사·성인 510명·표본오차 95%·신뢰수준 ±4.3%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그림·전시장소 모두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37.4%로, '그림·전시장소 모두 문제없다'는 응답(27.3%)보다 10.1%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그림은 문제없으나 전시장소는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16.5%, '그림은 문제 있으나 전시장소는 괜찮다'는 응답이 5.3%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