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가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 소환되고 있다. /이덕인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여기는 더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어린애와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 하고, 이 땅에서 죄를 짓고 살겠다고…. 그리고 박 대통령 공동책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 우리 애들까지 다, 어린 손자까지 이렇게 하는 것은…."
국정농단 사태 정점에 있는 최순실(61·구속기소) 씨가 '돌변'했다. 그동안 형사재판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카메라를 최대한 피하려 했던 모습과 180도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최 씨는 25일 오전 11시 15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고함을 내질렀다. 애초부터 작심한 듯 호송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동안 숨겨온 감정을 여과 없이 노출했고, 이러한 실황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앞서 특검은 현재 최 씨에 관해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비리로 학교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적용해 지난 23일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이날 집행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첫 특검 소환 이후 형사재판 준비와 정신적 고통 등을 사유로 들어 여섯 차례나 소환에 불응했던 그가 특검팀의 강제구인이 억울했던 것일까. 그 속내야 본인만이 알겠지만, 세상을 향한 외침은 오히려 '독'이 된듯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최 씨를 향해 '적반하장' 격이라며 비난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일반 잡범들도 교도소에서는 자신을 반성하고 법의 선처를 호소하는데 통상의 범주를 넘어서는 최 씨의 초법적, 안하무인식 행태는 다시 한번 국민에게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가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 소환되고 있다. /이덕인 기자 |
바른정당은 현안 브리핑에서 "안종범의 수첩과 정호성의 녹음파일만으로 국정을 농락한 범죄사실이 명확한데도 뻔뻔하고 이중적인 본색을 드러냈다"며 "범죄자의 전형적인 항변"이라고 꼬집었다.
대체적인 민심도 정치권의 비판과 별반 다르지 않다. 포털사이트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최 씨를 비판하는 글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 씨가 언급한 '민주주의'와 곤련해 '융단폭격'을 가했다.
누리꾼들은 "당신이 민주주의를 논할 수 있는 인간인가(dleh****)" "민주주의라 다행인 줄 알라. 민주주의가 아니었으면 벌써 광장에 끌려 나왔다(nega****)" "국정농단으로 민주주의를 망쳐놓은 인간이 민주주의를 말하다니, 기가 차다(aris****)" "민주주의를 입에 담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다(alpi****)" "민주주의란 단어의 뜻도 모르면서(hapo****)" "자기가 유리할 때는 헌법을 무시하더니 불리해지니까 민주주의를 타령한다(30at****)"고 질타했다.
특검팀의 수사를 비판하면서 최 씨를 에둘러 옹호하는 견해도 눈에 띈다.
한 누리꾼(manj****/이상 네이버)은 "지금 특검은 너무 정치적으로 야당 편파적"이라며 "특검이면 민주적이고 검사와는 다른 과학적이고 엄정 중립의 수사를 해야 하는데, 야당 편중의 표적수사 혐의를 정하고 맞춰가는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단 압수수색이나 구속부터 하는 강압수사가 대부분"이라며 "특검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담보 되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