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트러블메이커?'…반기문, 논란의 '말말말'
입력: 2017.01.20 05:00 / 수정: 2017.01.20 05:00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귀국과 동시에 광폭행보를 보이지만,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논란은 불렀다. 사진은 지난 12일 오후 반 전 총장이 공항철도 탑승권 발권 방법을 몰라 당황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귀국과 동시에 광폭행보를 보이지만,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논란은 불렀다. 사진은 지난 12일 오후 반 전 총장이 공항철도 탑승권 발권 방법을 몰라 당황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귀국한 이후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대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10년 동안 '외교사령탑'으로서 외국에 머물렀던 탓일까요.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끊임없이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선친 묘소를 참배하는 과정에서 퇴주잔으로 보이는 잔에 술을 받아 그대로 마셔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면서 허리를 숙이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반 전 총장이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오히려 제 살을 깎아 먹고 있다는 악평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옵니다. 반풍(潘風)이 예상 밖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이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반 전 총장의 '말'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 숨길 수 없는 '솔직함?'…"나쁜 놈들"

반 전 총장이 위안부 합의에 대해 질문하는 기자들이 몹시 싫었나 봅니다.

경향신문, 노컷뉴스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18일 대구를 방문한 그는 한국청년회의소 대구지부 임원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자리를 뜨면서 이도운 대변인에게 불만을 털어놨습니다.

"이 사람들(기자들)이 와서 그것(위안부 합의)만 물어보니까. 내가 마치 역사에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나쁜 놈들이에요"라며 불만을 토로한 것입니다. 식사 전 "위안부 문제는 앞으로 답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감정이 격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재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신년 통화 중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올바른 용단이다. 역사가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치켜세워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반 전 총장이 지난 12일 오후 공항철도에 탑승해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반 전 총장이 지난 12일 오후 공항철도에 탑승해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 '자금을 혼자 감당하기엔…'

반 전 총장은 현실정치의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당적이 없는 그는 혈혈단신 전국을 누비는 비용을 스스로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16일 경남 김해에서 열린 수행기자 간담회에서 "홀로 하려니 금전적으로 힘들다"면서 기성 정당에 입당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현실의 벽을 실감하고 정당의 도움을 받겠다는 분석이 압도적입니다.

정치권에서 날 선 비판이 나왔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활동비가 필요해서 정당을 선택한다는 정치 지도자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정당이 현금인출기도 아니고 필요에 따라 돈을 이유로 정당을 선택하겠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 수준을 먹칠하는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고 질타했습니다.

◆ 청년들이여! 아프니까 청춘?

또 하나. 반 전 총장은 청년들과 접촉하면서 '젊은 층 끓어 안기' 행보를 보였는데요. 이번에도 '말'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18일 광주 동구의 조선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편안하게 공부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6·25 전쟁 때 땅바닥에 앉아 공부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려움이 닥칠 경우 난관을 헤쳐나갈 수 없으니,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세상과 부딪치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시대가 변했음에도 과거와 현재를 동일시하고 합리화한다며 속칭 '꼰대 정신'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 전혀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없고 공감대를 얻지 못하겠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학도의용군 묘역에서 참배하던 당시 반 전 총장. /이덕인 기자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학도의용군 묘역에서 참배하던 당시 반 전 총장. /이덕인 기자

앞서 반 전 총장은 13일 서울 사당동의 한 식당에서 청년 인턴을 확대해 취업난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산학협동이란 말이 있다. 중소기업도 좋지만, 특히 대기업의 역량이 훨씬 더 크니 이런 곳에서 대학과 연계해 학생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인턴이나 보조사원으로 인성을 파악할 수 있는 계가가 된다. 그런 면에서 2~3년 같이 일하다가 자연스럽게 회사에서 채용하는 이런 방법을 확대하면 어떻겠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 전 총장이 청년실업 해결 방향을 잘못 짚었다는 비난 여론이 거셉니다. 적은 급여와 고용불안을 떠안아야 하는 인턴을 확대한다는 것은 청년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기업' '고용주' 등 '갑(甲)'의 처지를 우선 생각한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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