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세종문화회관=서민지 기자] 1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이면, 조국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뭐든 다 했으면 좋았을텐데 게을리 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 아쉽다"고 평가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기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잘 알지 못하는 분에 대해 호불호를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유엔에 10년이나 있으면서 북한에 가보는 등 북한과 좀 접근하고 교섭해서 북핵문제를 완화했으면 좋았을텐데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앞선 출판기념회에서 대선 출마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 자리에선 국민의당 의원, 바른정당 의원, 늘푸른한국당 대표 등이 참석해 정 전 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정당 합류 여부에 대해 묻자 지난 4·13 총선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영입 제안을 하는 과정에서 "설명드릴 수 없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아직 잘 모른다. 혼자할 수도 있고 기존 정당과 힘을 합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전 총리는 '정당 합류 기준'과 관련해선, "제 기준은 동반성장과 뜻을 같이하고 행동도 같이 할 건지, 함께 연합했을 때 저쪽도 좋고 나도 좋을 수 있는지밖에 없다. 민주당, 국민의당, 늘푸른한국당, 바른정당, 새누리당, 정의당 등 다당제인데 어느당을 배제하거나 그런 일은 없다. 생각보다 저는 훨씬 더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정 전 총리의 모호한 태도를 두고 이제 출마선언을 공식화 한 만큼, '몸값 부풀리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전 총리는 설 연휴가 지난 뒤부터 우리나라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동반성장국가혁신포럼(가칭)'을 열어 매주 '위클리 브리핑'을 하면서, 대권주자로서 본격적으로 발돋움할 방침이다. 그는 "경제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도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