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 눈] '오만·뻔뻔' 태도 논란 …최순실, 오늘만 삽니까?
입력: 2017.01.17 05:00 / 수정: 2017.01.17 07:25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무렵인 지난해 10월 31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는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최소한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당시 최 씨를 규탄하는 시민단체와 피의자 신변을 보호하려는 검찰청 관계자, 취재진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던 그 날에 만났던 최 씨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줄로만 알았다. 최 씨가 내뱉은 '죽을죄'는 나라를 흔들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응분의 책임이 있다는 고해성사로 여겼다.

마주했던 취재진 앞에서 쩔쩔맸던 그에게 내성이 생긴 걸까.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그는 이전과 다른 태도였다.

자신에 대한 재판이 열리는 법정에서 취재진을 의식하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던 그는 이날 대심판정 안에서는 마스크를 벗는 등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유의 불만이 가득한 표정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떠한 벌이든 달게 받을 것처럼 얘기했던 것과는 달리 당당하고 전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최 씨는 탄핵 소추위원단 측 변호인이 "청와대에 출입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출입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시종일관 "기억이 안 난다" "잘 모르겠다"라며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가 16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가 16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심지어 최 씨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문화융성' 기조를 기획하고 살생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부인했다. 또 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 문화체육사업 47건을 맡았느냐는 물음에는 "증거가 있느냐. 저는 어떤 일에도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큰소리쳤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운영에 대해 질문을 받자 "무슨 대답을 원하시는지 모르겠다. 정확하게 물어봐 달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어 "유도신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 여기서 검찰의 조사를 받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잘 모르겠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온라인상에서 누리꾼들은 이러한 최 씨의 태도에 "뻔뻔함이 극에 달했다" "철판을 깔았다" "혈압이 올라서 미치겠다" 등의 격앙된 반응이 주를 이룬다.

최 씨는 지금 현재도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끊임 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또 특검을 통해 혐의가 구체적으로 입증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 씨는 국정농단 사건의 정점에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이 형사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든,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이든 반드시 성실한 자세를 보여야 함이 마땅하다. 아직 유무죄를 논할 수 없더라도 어찌됐든 나라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양심적이고 뉘우치는 자세를 국민 앞에 보여야 한다. 흔한 요즘 말로 하자면 최 씨는 오늘만 사는 사람 같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식을줄 모르고 있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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